견제 모드 돌입…현재 모두 11명 대선 레이스 시동 걸기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이자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위원은 5일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나라당은 대권을 향한 경쟁구도가 가속화되면서 훨씬 역동적이라 할 수 있다. 잘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빅3'(정세균·손학규·정동영)와 신진그룹도 활동을 속개해야 정권교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8·8개각 사흘 전이었는데 한나라당의 대권잠룡 레이스가 본격화할 것을 예견한 듯한 발언이었다.
실제로 농민의 아들이라는 48세의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가 국무총리로 내정되자 한나라당의 대권 잠룡들이 등을 보이며 일어서려는 분위기다. 김태호 견제 제스처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가장 유력한 한나라당 대권 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침묵 속'이지만 친박계 의원들은 발끈했다. '유정복(농림부장관 내정자) 빼가기'는 차치하고 이명박-박근혜 회동이 불필요하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번 개각은 누가 봐도 '박근혜는 안 된다'는 메시지로 읽히기 때문에 박 전 대표 입장에서 이 대통령을 꼭 만날 필요가 있는가 하는 문제까지 제기되는 상황(유승민 의원)", "박-이 회동은 정치적 대화합, 나아가 '정치적 동반자'가 되자는 것인데 이번 개각으로 만나서 무슨 얘기를 할지 주제가 없어져 버린 것이 아닌가(박종근 의원)"하는 반응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김 총리 후보 내정과 관련해 "자고 일어나면 총리라고 나타나는데 누군지 모른다"며 "예측할 수 없고 검증되지 않은 지도자의 리더십으로 선진국으로 가겠냐"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지사가 차기 대권 후보로 떠오른 김 총리 내정자를 견제한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지금 정치권은 한나라당 대권 11룡을 말한다. 'MB맨'이라 불리는 이재오 의원에게는 '특임 장관'이라는 직책을 주면서 정치적 활로를 열어줬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기용된 정운찬 총리도 '중도실용'이라는 간판을 내세워 대선 포석으로 키웠다는 얘기도 나왔다. 게다가 대선 주자 후보군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정몽준 전 대표, 어렵고 힘든 시기에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을 특유의 정치력으로 구출했던 강재섭 전 대표도 당 대표 출신 대권 후보다. 홍준표 최고위원도 원내대표의 경험과 지난 7·14 전당대회를 통해 당 대표를 노리면서 계파색이 옅고 적이 많다는 약점(?) 속에서 최고위원을 꿰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젊은 잠룡도 만만찮은 상대다. 6·2지방선거 직후 이명박 대통령이 '세대교체론'을 화두로 내세우면서 대권 승부에 몸은 던질 가능성이 높아진 그들이다. 김태호 총리 내정자를 비롯 나경원 최고위원도 몸집을 키웠다는 평가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49세의 젊은 나이에 재선에 성공해 시정 경험을 차곡차곡 쌓고 있다. 원희룡 당 사무총장도 대권에 뜻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은 한나라당의 정권재창출을 위한 대권 행보가 수면 위로 부상하자 민주당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빅3'에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지난 6·2지방선거에서 선택을 받은 김두관·이광재·안희정 지사의 도약이 어떻게 이뤄질지에 대해서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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