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 전부터 유통가에서는 '착한 소비'가 주목받고 있다. 같은 값이면 판매 금액의 일부를 기부하든가, 제3세계 노동자들에게 적정한 이윤을 보장해주는 '공정무역' 등을 통해 소비자와 생산자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소비 방식을 추구하는 것이다.
올해로 설립 25주년을 맞이하는 '데레사소비센터'(이하 데레사)는 현재 전국에 퍼져있는 대형마트의 원조격일뿐 아니라, 모든 수익금을 복지시설 운영자금으로 사회에 환원하는 '착한 소비'의 대표적 기업이다. 각종 매장 운영비용과 인건비를 제외한 수익금 전액을 인근 청소년 선도보호시설 '가톨릭 푸름터' 운영에 사용하고 있다.
현재 데레사소비센터는 상주 사벌 감자를 100g에 98원에 판매하고 있다. 연중 최저가를 추구한다는 유명 대형마트가 감자 100g을 200원에 육박하는 가격에 판매하는 것에 비하면 절반 정도의 값이다. 직원이 경북 곳곳 생산지를 발로 뛰어 매입 단가를 낮추고,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체가 아닌 만큼 마진폭을 대기업 마트의 절반 정도로 낮췄기에 가능한 가격이다. 이 업체는 이 밖에도 예천 복숭아, 영천 금호 포도, 의성 육쪽마늘, 군위 수박, 영양 고추, 풍기 인견 등을 직매입해 판매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품목을 더욱 늘릴 방침이다.
오는 10월이면 데레사소비센터는 또 다른 위협적인 경쟁자를 만나게 된다. 황금네거리 인근에 대형 마트가 문을 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현숙 관리부장은 "충분히 겨뤄볼 만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공산품은 대형 마트와 경쟁하기 힘들지만, 농·수산물의 경우 직매입을 통해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비너스, 비비안 등의 브랜드 속옷과 침구류 등의 신상품을 상시 25% 할인 판매 하는 것도 데레사소비센터만이 가진 장점이다. 사회복지법인이라는 점을 감안해 각 회사에서 이월상품이 아닌 신상품에 대해 할인을 적용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부터는 점포 리뉴얼도 진행할 계획이다. 낡은 외관을 황금색으로 입혀 '황금동의 황금 데레사'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고, 2층 생활용품 판매 매장에 에스컬레이터도 설치한다.
제 부장은 "요즘은 기부문화가 확산되고, 같은 값이면 사회적 기업의 제품을 사겠다며 데레사의 취지에 공감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질 좋은 상품을 싼값에 공급해 데레사가 내년에는 사업을 다시 확장하는 원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데레사소비센터
1985년 문을 열었다. 대형마트와 같은 매장 형태가 없었던 당시, 데레사소비센터는 획기적인 유통 시스템이었다. 이후 1993년 황금점, 1994년 지산점, 1996년 칠곡점 등을 잇따라 개점하면서 전성기를 누렸다. 현재 황금점 1개 점포를 통해 연간 80억~90억원 정도의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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