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장 이현동 내정…20여년 만에 TK출신 입성

입력 2010-08-09 09:51:16

청도 출신, 경북고·영남대 졸업, 현 국세청 차장

20여 년 만에 TK(대구경북) 국세청장 시대가 열렸다.

이현동(54) 국세청 차장이 국세청장에 내정되면서 국세청은 1년여간의 외부 출신 청장 시대를 마감했다. 정치권에서는 TK 출신 국세청장 등장에 더 큰 정치적 방점을 찍었다.

국세청장은 국정원장과 검찰총장, 경찰청장과 더불어 '4대 핵심 권력 기관'의 하나다. 그러나 김영삼 정부 시절부터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거칠 때까지 국세청장과 국정원장 자리는 TK와 인연이 없었다. 주로 경남과 호남, 충청 출신 인사들이 돌아가면서 맡았다. 권력기관이라기보다 사정기관 성격이 강한 검찰총장과 경찰청장은 TK가 지역 안배 차원에서 가끔 맡았으나 권력기관 성격이 강한 국세청장과 국정원장은 TK와 인연이 없었다. 권력에 국세청장은 그만큼 중요해 '변치않는 충성'이 우선시되는 까닭이다.

지역 출신 국세청장은 1988년 노태우 정권 때 임명된 서영택 전 청장 이후 무려 22년 만이다. 청도가 고향인 이 국세청장 내정자는 경북고와 영남대를 졸업했고 행시 24회 출신으로 국세청에서만 근무해 온 '정통 국세청맨'으로 통한다. 그래서 이 청장이 내정되자 국세청 내에서는 "조직 안정을 위해 잘 된 인사"라며 "될 사람이 됐다"는 등 환영 분위기 일색이다.

그는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부터 차기 국세청장 후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팀은 위원회를 출범시키면서 국세청 파견 공무원으로 이 내정자를 지목해서 보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그때부터 주목을 받았다. 그는 인수위와 청와대 파견 근무를 마친 후 국세청 조사국장과 서울지방국세청장 등의 요직을 거쳤다. 특히 한상률 전 국세청장 사건 후 6개월간의 국세청장 공백기와 백용호 청장 시절 서울국세청장과 국세청 차장으로 재임하면서 국세청 개혁 작업을 주도하고, 조직 안정에도 기여했다. 국세청 개혁을 위해 긴급 수혈된 백 전 청장을 조용히 보좌하면서 '엄한 시어머니 역할'을 자청, 국세청이 '자정과 개혁의 대열'에 동참하도록 독려하는 데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격이 소탈하고 꼼꼼하면서 부하 직원들과는 격의없이 소통하는 소통형 리더십을 구사하고 있다. 국세정창 내정 발표가 난 8일 그는 잠시 본청에 출근해 "말복(末伏)이고 일요일인데 고생들 한다"며 직원들에게 닭튀김을 돌렸다고 한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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