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과 건강] 올바른 운동법

입력 2010-08-05 11:22:41

한 가지 운동에만 몰입할 경우 신체 불균형 초래

운동 열풍이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 조깅을 하거나 헬스클럽에 다니는 사람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런데 "열심히 운동해도 살이 빠지지 않는다" "운동을 한 뒤 오히려 건강이 나빠졌다"고 말하는 경우를 종종 목격한다. 전문가들은 운동 방법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운동은 과학이다. 무턱대고 하는 운동은 오히려 화를 부른다. 나이와 체질, 신체 상태에 맞게 운동을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⑤운동 편식

운동 경력 20년인 최순원(56) 씨는 달리기 마니아다. 마라톤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풀코스(42.195㎞)만 10번 완주했다. 최 씨의 몸은 50대 후반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탄탄하다. 달리기를 오래 해 온 사람답게 약간 마른 체형에 군살이 없어 날렵해 보인다.

최 씨는 운동처방을 받기 위해 한 달 전 유성스포츠과학연구소에서 신체검사와 체력측정을 받았다. 꾸준히 운동을 해 왔기 때문에 결과에 대해서는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체력 나이가 61세로 실제 나이보다 5세 높게 나왔기 때문이다.

체지방률과 체질량지수, 체중은 적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문제가 없었다. 심폐지구력도 상당히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배근력과 유연성, 민첩성, 평형성이 평균 이하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불균형으로 인해 체력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높게 나타난 것이다.

최 씨의 신체가 불균형적으로 발달한 원인은 운동 편식에 있었다. 평소 유산소운동만 열심히 하고 근력운동을 소홀히 한 까닭에 근육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 것. 실제로 최 씨는 고집스럽게 유산소운동만 해왔다. 헬스클럽에 한 번 나오면 보통 10㎞ 이상 달렸지만 근력운동은 거의 하지 않았다. 또 운동 전후 준비운동을 충실히 하지 않아 유연성 등도 크게 떨어졌다.

그의 근육 발달 상태를 보면 다른 운동을 병행하지 않고 오직 달리기만 열심히 한 사람들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을 엿볼 수 있다. 다리 근육은 정상적으로 발달해 있지만 몸통과 팔 근육의 발달은 미약한 것이다.

신체검사와 체력측정을 바탕으로 최 씨에게 내려진 운동처방은 '신체가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인 근력과 허리의 유연성이 부족하다. 근력과 유연성이 떨어지면 운동시 부상을 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유산소운동 비중을 줄이고 근력운동을 늘리는 한편 운동 전후 스트레칭 및 유연체조를 충분히 실시하라'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최 씨의 유산소운동량은 5, 6㎞ 거리를 빠른 속도로 걷는 것으로 제한됐다.

최 씨는 처음에는 운동처방에 따라 운동을 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고 했다. 수십 년 동안 관행처럼 해 오던 운동 패턴을 하루아침에 바꾸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운동 강도도 문제가 됐다.

최 씨의 몸은 이미 한 번 운동할 때 10㎞ 이상 달리는 데 익숙해져 있는 상태. 유산소 운동량이 줄어들면서 운동량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어 자꾸 운동을 더하려는 경향이 발생했다. 뛰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에게 운동량을 줄인 것도 모자라 뛰는 것 자체도 금지시키는 바람에 운동처방에 대해 약간의 거부반응까지 보였다.

최 씨는 "운동처방에 따라 운동을 한두 번 하면서 점차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운동을 하고 나면 약간 어지러운 증세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증세가 없어졌다. 운동 후 느끼는 몸 컨디션은 과거에 비해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혜린 유성스포츠과학연구소 연구원은 "오랫동안 운동을 해 온 사람들에게 흔히 발견되는 것이 운동 편식이다. 아마추어 운동 애호가들의 경우 어떤 운동이든 열심히 하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에 본인이 좋아하는 운동만 하는 경향이 많다.

한 가지 운동에만 몰입할 경우 신체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오래 운동해 온 사람도 자신의 현재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운동처방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사진 ·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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