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11 육상로드' 기자가 직접 체험해보니…

입력 2010-08-02 08:16:08

활동량·운동이력·개인 마일리지 손금보듯

"이게 뭐예요? 만보기예요?"

"아니요, 전자 태그 단말기요."

"그런데 전자 태그가 뭐예요?"

지난달 21일 오후 6시. 대구 수성못 한쪽에 자리 잡은 대구시의 'U-2011 육상로드' 간이 부스가 갑자기 시끌벅적하다. 부스를 펴자마자 주변 벤치에 앉아 있던 시민이 우르르 몰려들어 줄을 섰다. 유비쿼터스 기술을 활용, 개인의 운동 이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주는 'U-육상로드'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신청을 마친 참가자들은 저마다 초창기 '삐삐' 모양의 전자 태그 단말기를 팔뚝에 하나씩 차고, 불볕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운동 채비를 했다. 기자도 이에 동참했다. 전자 태그 단말기를 완장처럼 의기양양하게 팔뚝에 차고 수성못을 바라보며 천천히 못 둑을 걸었다.

반 바퀴쯤 돌아갔을 때 관광유람선 선착장 부근에 U-미디어 보드가 눈에 띄었다. 출발할 때 들은 설명대로 전자 태그 단말기를 미디어 보드에 대 봤다. 오늘의 운동량과 운동 이력, 개인 마일리지 등 각종 운동 기록이 화면에 나타났다. 운동 거리 901m, 운동 시간 22분, 칼로리 소모량 38.62kcal. 평균 속도(0.69m/s), 나의 운동 순위(760위)까지 상세하게 알려줬다. 마일리지 전체 운동 순위 1위 회원은 총 운동거리가 자그마치 1천114.81km나 되고 223차례, 364시간 16분을 운동한 것으로 기록돼 있었다.

무더운 날씨 때문에 숨이 차고 땀이 비 오듯 흘렀지만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해 이번엔 뛰어봤다. 남은 반 바퀴를 마저 돈 뒤 출발지로 돌아왔고 시작점에 설치된 미디어 보드에 다시 전자 태그를 접촉, 운동량을 확인했다. 운동 거리 2km, 운동시간 38분, 칼로리 소모량 65.48kcal. 무작정 걷고 뛰는 것보다 왠지 운동량을 수치로 확인하니 운동을 했다는 느낌이 더 강해 뿌듯했다. 첫 운동에 만족하며 전자 태그 단말기를 끄니 곧바로 문자가 한 통 날아들었다. 운동한 날짜와 운동 거리 및 시간, 소모 칼로리 등이 적혀있었다. 단말기와 휴대전화 문자로는 간단한 개인 운동 정보, 현장의 U-미디어 보드 및 시청 U-육상로드 홈페이지 등에선 좀 더 상세한 운동 이력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U-육상로드는 대구시가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분위기 조성과 운동을 통한 시민의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해 6월 21일부터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범 실시하고 있는 프로젝트다. 'U-2011 육상로드'는 유비쿼터스 신기술(U)을 신천 둔치, 수성못 둑 등 기존 환경·인프라(로드)에 접목해서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및 육상 붐 조성, 시민 건강 증진을 꾀하기 위해 만든 신조어다.

남구 신천 둔치(상동교~대봉교 간 2.4km)와 수성못 둑(2km)에 유비쿼터스 기술을 이용한 전자 태그 리더기(인식 장치)를 100~120m 간격으로 각각 21개, 18개를 설치, 태그 단말기를 팔뚝에 차고 이곳을 지나면 주파수를 인식해 운동 시간과 양 등을 측정하는 원리다. 걷기나 달리기 등 정확한 운동량을 확인하고 운동 이력을 관리할 수 있고 운동 시 비상 상황에 대비, 119 긴급구조 호출도 가능하다. 그러나 주파수가 약해 주머니나 가방에 넣으면 전파를 인식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팔뚝에 차는 것이 좋다.

회원에 가입해 전자 태그만 받으면 신천 둔치와 수성못에서 연중 24시간 사용할 수 있다. 또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보건소 등과 함께 주기적으로 현장에서 혈압 및 체성분 측정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어 혈압이나 체지방, 비만도 등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현장의 U-미디어 보드는 운동 정보뿐 아니라 날씨나 오염도 등 환경 정보도 제공한다.

대구시는 주 1회 이상 U-육상로드 시스템으로 지속적으로 운동할 수 있는 시민을 대상으로 회원을 모집하고 전자 태그 단말기 4천500개에 한해 선착순으로 무상으로 나눠주고 있다. 전자 태그엔 LED와 위치 추적 모듈 등이 내장돼 있어 단말기 단가(7만7천원)도 만만찮다. 7월 말 현재 U-육상로드에 가입된 회원은 1천350명. 회원 가입은 U-육상로드 홈페이지(http://u-road.daegu.go.kr)에서 회원 가입한 뒤 태그 발급을 신청하거나 대구시 정보통신과, 남구청 민원정보과, 수성구청 정보통신팀이나 현장 지원 부스를 직접 방문해 접수하면 전자 태그를 바로 받을 수 있다. 대구시의 현장 부스는 신천둔치 중동교(매주 월요일), 수성유원지 상단공원(매주 수요일)에서 오후 6시부터 3시간 동안 운영된다.

대구시 정보통신과 심관택 주임은 "이번엔 전자 태그 4천500개 한정으로 연말까지 보급할 계획이지만 반응이 좋으면 4개년 계획으로 대구시내 공원 등 9개소로 확대할 수도 있다"며 "10~30대 젊은 연령층도 이를 적극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스마트폰용 프로그램을 개발, 개인적으로 각자 단말기에 프로그램을 설치해 전자 태그 대용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053) 803-3634, 3636.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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