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술품 수집가 유성철씨
영남대 독도연구소는 이달 14일 대학 법학도서관 영상 회의실에서 열린 일본 문부성의 독도교육 왜곡에 대한 심포지움에 앞서 지역의 한 고미술 수집가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주인공은 1903년 일본 제국육해측량부가 발행한 것으로 독도를 한국령으로 표기한 '일로청한 명세신도'(日露淸韓明細新圖)를 수집해 제공한 유성철(52'대구 동구) 씨.
그의 고미술품과의 인연은 3대째 내려온 가업이나 다름없다. 조부가 일제강점기에 이미 일본의 수집가들과 교류했으며, 건설업을 하던 아버지가 이를 물려받았고, 자신에게까지 이어진 것. 유 씨가 본격적으로 문화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1982년 부친이 타계하면서다.
"과수원을 정리하는데 창고에 유물이 가득했어요. 하는 수 없이 고미술과 문화재 관련 서적을 수없이 탐독하며 식견을 넓혔고 중국'일본을 오가며 유물을 수집하고 세상에 알리는 일을 하면서 고미술 전문가로서 관록이 붙은 것이지요." 최근 매일신문을 통해 금동미륵반가사유상과 백자 거북형 앙부일구 등을 공개한 인물도 바로 유 씨다.
"유물 중에서도 가장 감정이 어려운 것이 금속유물입니다. 그 중에서도 불상 감정은 극소수 전문가의 몫입니다."
그는 자신이 공개한 유물에 대한 일부의 진위 논란 자체가 어불성설이라 했다. 반가사유상 경우 포항산업과학연구원의 정밀분석 내용과 미국 베타(Beta)사의 탄소측정 결과를 거듭 제시하며 이보다 더 과학적이고 확실한 감정은 없다고 강조했다.
포항산업과학연구원은 불상의 금속성분 분석 결과 "동양 최대의 반가사유상으로 미묘한 웃음과 손'발가락의 사실성이 국보 83호와 비슷하면서 독특한 차별성을 지닌 경이적인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유 씨는 또 반가사유상 왼쪽 손바닥은 주물과정에서 용액을 부을 때의 가스배출구로 타원형 구멍이 났는데 그 안에 남은 내형토 성분을 경북대 공동실습실에서 분석해 탄소(26%)를 얻었고 이를 미국 베타사에 측정 의뢰해 '6~7C ±70~80년'이란 회신을 받았다고 했다.
유 씨는 "백자 앙부일구 또한 문화재위원으로 활동한 전상운 전 성심여대 총장이 25년 전 교토에서 감정한 사진과 연구자료를 가지고 있다"며 지난 4월 서울에서 앙부일구를 재확인하고 밝힌 벅찬 소감을 담은 녹취록까지 들려주며 의심의 여지가 없는 진품임을 강조했다. 그는 이제 국보급 문화재 박물관 기증과 함께 문화재 지정신청 과제만 남았다고 했다.
유 씨는 이같이 귀중한 문화재를 성 베네딕도 왜관수도원에 박물관이 건립되면 무상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왜관의 순심유치원을 나온 유 씨는 지난해 가을 한국 진출 100주년을 맞은 수도원이 겸재 정선의 화첩 진본을 공개하는 것을 보고 고향인 이곳에 문화재를 기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문화재는 있어야 할 곳에 있어야 합니다. 당대의 시대정신을 담고 있는 문화유산을 개인의 창고나 장롱 속에 묻어둬서는 안됩니다." 3대째 수집'보관해온 수백 점의 유물 중 3분의2 가량을 이미 적재적소에 기증한 유 씨의 문화재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4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중학교 2학년인 딸 혜리 양이 과학적인 문화재 감정을 공부하기 위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기 때문이다.
한편 유 씨의 문화재 기증의사에 왜관수도원 분도출판사 김재호 상무는 "희귀한 종교 유물과 귀중한 문화재를 별도로 전시할 수 있는 박물관이 건립되면 수도원 구 성당과 박물관~구상문학관~6'25전적지를 잇는 관광벨트 조성이 가능해 칠곡의 브랜드 가치를 한층 높이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뻐했다.
칠곡·조향래기자 bulsaj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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