以 '肉'治熱…삼계탕에 도전하는 아시아 보양식

입력 2010-07-20 10:37:42

초복인 19일 대구 중구의 한 삼계탕 집에 점심시간이 되자 손님들이 몰려들면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
초복인 19일 대구 중구의 한 삼계탕 집에 점심시간이 되자 손님들이 몰려들면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

19일 초복을 맞아 삼계탕을 파는 식당이 문전성시를 이뤘다. 전래의 보양식뿐만 아니라 한 번쯤 독특한 풍미를 자랑하는 이국 보양식으로 건강을 챙겨보는 것은 어떨까.

다문화시대에 걸맞게 대구 식당가에 아시아 각국의 보양식이 대구에 상륙해 눈길을 끌고 있다. 덥고 습한 태국은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국물이 있는 더운 음식으로 여름을 이긴다. 태국의 '이열치열' 보양식은 '돔양꿍'. 새우, 초고 버섯, 레몬, 라임 등에다 태국 고추로 매운 맛을 낸 해물 수프다.돔양꿍은 쑥과 비슷한 나물 '팍취'(우리말로는 고수)의 향이 진하게 배어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팍취'는 따뜻한 성질을 지녀 소화를 도와주고 오장을 편하게 만들어준다. 대구 수성구의 태국음식 전문점은 "팍취의 독특한 향 때문에 처음 접하는 사람은 손을 내젓기도 하지만 한 번 맛을 본 사람은 꼭 다시 돔양꿍을 찾는다"고 전했다.

'음식 천국' 중국의 여름 보양식은 삭스핀, 전복 등 값비싼 재료로 만드는 '불도장'이지만 서민들이 먹기에는 부담스럽다. 대신 중국인들은 '훠궈'를 즐겨 찾는다. 닭고기와 돼지 뼈 등을 우려낸 육수에 대추, 당귀 등의 재료를 넣고 각종 고기와 해산물을 적셔 먹는 중국식 샤브샤브다.

달서구의 한 훠궈 전문점은 "훠궈는 태극 문양으로 나눠진 냄비에 각각 담백한 백탕, 매콤한 홍탕을 끓인 뒤 입맛에 맞는 재료를 넣어 먹는 것이 특징"이라고 했다.

베트남의 대표 보양식은 '라우제'다. 베트남 왕족이 즐겼다는 라우제를 맛볼 수 있는 중구 베트남 전문음식점은 "소고기 육수에 야채와 고기를 넣어 먹는 것인데 한국의 신선로나 샤브샤브와 비슷하다"며 "다산으로 몸을 챙길 필요가 있던 왕비를 위해 만든 산후조리용 궁중 음식이어서 영양면에서도 만점"이라고 말했다.

일본인들이 더위를 이기기 위해 즐겨 먹는 것으로 알려진 음식은 '장어'와 육류를 가득 넣어 끓여낸 일본식 냄비 요리 '나베'다. 일식집이 많아 일본식 장어구이, 장어덮밥 등 장어로 만든 요리는 대구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제대로 된 '나베'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

중구 일본음식 전문점은 여름 보양식으로 일본 전통의 맛을 살린 '모츠나베'를 추천했다. 곱창전골과 비슷한 모츠나베는 가츠오부시, 마른 날치 등으로 맛을 낸 해물 육수에다 미리 손질해 삶아둔 소 양, 곱창 등 육류의 내장과 일본 된장 세 가지, 버섯, 양배추 등을 넣고 끓인 음식이다.

이곳 관계자는 "지역색이 강한 일본에선 각 지역마다 모츠나베의 맛도 차이가 나는데 우리는 내장을 넣었음에도 기름기가 적고 칼칼한 맛을 내는 도쿄식 모츠나베를 내놓고 있다"며 "체력 보강과 체중 증가를 위해 스모 선수들이 즐긴다는 창코나베도 여름을 이기는 데 안성맞춤"이라고 밝혔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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