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보신이 필요한 계절이다. 보양식 하면 흔히 떠올리는 음식은 대부분 삼계탕 등의 육류가 전부다. 그렇다면 고기를 먹지 않는 스님들은 어떤 음식으로 원기를 보충했을까?
사찰 음식을 공부하는 경북 고령 반룡사 주지 스님인 법인 스님에게 물었다. "한여름 절에서는 열을 식히는 음식을 주로 먹습니다. 스님들은 국수를 좋아해 주로 콩국수를 많이 먹지요. 또 식이섬유가 많아 소화가 잘 되는 식재료 위주로 찾고 과일로도 영양 보충을 합니다."
사찰 음식에서 몸에 가장 좋은 음식으로 제철 채소를 첫 번째로 꼽지만 더위로 지치는 여름에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래서 여름철 보양을 위한 사찰 음식에는 견과류와 깨를 첨가해 영양을 보충한다.
법인 스님은 사찰 음식의 원류는 장아찌류와 제철 채소라고 말한다. 하지만 절마다, 스님마다 저마다 고유의 음식이 전승되고 있으며 시대에 따라 그 재료가 조금씩 바뀌면서 사찰 음식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서울의 한 사찰 음식 전문점은 향후 3년의 예약이 끝날 정도로 인기가 있는 데 반해 지역에선 아직 사찰 음식이 맛이 없다는 선입견이 강하죠."
반룡사 사찰음식연구소 배현주 소장은 여름철 보양 음식으로 채계장과 삼색수제비, 그리고 사찰보양전골을 추천했다. 채계장은 법회 등 큰 행사를 마치고 남은 나물들을 활용하기 위해 스님들이 자주 해먹던 음식이다. 그리고 삼색수제비는 단호박, 깻잎 등을 첨가해 영양을 더했다. 사찰보양전골은 밤, 호두, 은행 등 견과류를 넣어 영양이 풍부하다. 견과류는 열량을 공급해 체력 증강에 좋은 식품으로, 비타민 E와 베타카로틴의 항산화 작용으로 항암 효과와 노화 방지 효과가 있다.
삼색수제비와 사찰보양전골에는 들깨가루를 첨가해 구수한 맛을 돋워준다. 들깨는 식물성 지방이 주성분으로, 피부를 윤택하게 해주는 비타민 E와 F가 풍부하게 들어있다. 깻잎에는 칼슘과 철분, 비타민 A와 C가 많이 들어 있고 위장을 튼튼히 해주고 이뇨 작용이 있다. 철분도 시금치의 두 배나 된다. 그래서 들깨, 깻잎, 견과류는 부족하기 쉬운 여름철 영양소를 보충하기 좋은 재료다.
배 소장은 "사찰 음식은 몸에 열을 내는 오신채인 마늘, 달래, 부추, 흥거, 파를 사용하지 않아 담백하다"고 말했다.
1년 동안 사찰 음식을 공부해온 최정순(54·고령군 고령읍 중화리) 씨는 "사찰 음식은 담백하고 속에 부담되지 않아 좋다"면서 "평소 먹는 음식도 자극적인 재료를 제외하면서 사찰 음식처럼 바뀌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반룡사는 매월 두 번째, 세 번째 주를 제외한 토요일 오후 2시에 사찰 음식 강연을 연다. 깔끔하고 영양 가득한 사찰 음식에서 건강하게 여름을 나는 지혜를 얻어보는 것은 어떨까.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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