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개통될 김천시 남면의 KTX 역사 명칭을 두고 김천시와 구미시가 갈등을 빚고 있다. 김천시는 최근 KTX 역사 명칭을 '김천역'으로 해야 한다며 경북도에 건의했다. 여론조사 결과 '김천역' 선호도가 월등히 높다는 이유에서다. 그러자 구미시는 KTX 이용객의 70% 이상이 구미 방문객으로 추정되고, 구미시가 김천시보다 역사 건립비 분담금이 더 많다면서 '김천'구미역'이 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천시는 그동안 역사 명칭과 관련해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두 차례의 여론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그런데 두 여론조사 결과가 상반되자 김천YMCA 주관으로 다시 여론조사를 벌여 '김천역' 선호도가 높게 나왔다며 '김천역'을 고집하고 있다. 물론 여론조사 결과가 중요하긴 하지만 그 때문에 다양한 목소리에 귀 닫고 한쪽만 고집하는 것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자세가 아니다.
서로 이웃한 두 도시가 역사 명칭을 놓고 벌이는 이 같은 갈등은 지역 이기주의에 빠진 결과다. 입으로는 상생과 공존을 외치면서 정작 이해관계가 걸린 부분에서는 이런 정신을 망각하고 저버리는 것은 옳지 못한 처사다.
올 8월 개통 예정인 울산 KTX 역사 명칭을 두고 벌어지고 있는 기독교계와 불교계의 갈등도 그렇다. 불교계에서는 통도사가 비록 양산에 위치해 있지만 역사와의 거리가 울산시보다 더 가깝고 이용객 편의를 위해 '울산'통도사역'으로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전문가들이 참여한 역명 심의위원회가 시민 공모 결과를 참고하고 경남도의 건의를 받아들여 KTX 울산역 명칭에 통도사를 함께 넣어 '울산역(통도사)'으로 결정했다. 그런데 울산 지역 기독교계가 느닷없이 통도사 명칭 폐기 서명운동에 돌입하는 등 반대 행보에 나서면서 갈등이 번지고 있는 것이다. 국토해양부의 최종 확정을 앞두고 압력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역사 명칭 결정은 지역 대표성이라는 측면과 지역 특성에 맞는 명칭 등 종합적으로 고려할 부분이라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자체 간, 종교계 간 갈등이 빚어지고 감정싸움으로까지 비화하는 것은 납득하기 힘든 일이다. 서로 윈윈하는 자세로 조금씩 양보해 원만하게 결정한다면 두 지역의 발전과 종교 간 화목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열린 마음으로 좋은 결론에 도달하는 타협의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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