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8년 런던올림픽 때 첫 42.195km
기원전 490년 그리스의 마라톤 근처에서 치러진 페르시아와의 치열한 전투의 승전보를 알리기 위해 아테네까지 달려온 후 숨진 병사 필리피데스(Philippides)의 영웅적 전설은 1896년 제1회 올림픽에서 아테네의 마라톤교(橋)에서 올림픽 스타디움까지 이어지는 36.75km의 달리기로 부활했다. 이 전설에 대한 역사가들의 진실성 논란은 있으나 페르시아의 후예인 이란은 치욕적 역사로 간주, 마라톤을 여전히 금기시하고 있다. 제1회 올림픽에서 집배원이자 군의장대 출신인 그리스의 스피리돈 루이스(Spiridon Louis)는 마라톤에서 2시간58분50초의 기록으로 조국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제1회 올림픽에 참가한 미국은 "마라톤이 올림픽에서 그리스 국민을 단합시킨 성공 사례를 본받아야 한다"는 보스턴 육상경기클럽 브라운 회장의 제안에 따라 바로 이듬해 보스턴마라톤대회를 창설했다. 미국 독립전쟁의 유서 깊은 보스턴에서 역사적 의의도 되새기고 마라톤의 경기력 향상도 꾀하기 위해 독립전쟁 최초 교전지로 유명한 렉싱턴(Lexington)을 왕복하는 39.751㎞ 구간에서 열린 제1회 보스턴마라톤대회에서는 존 맥더모트(John McDermott)가 2시간55분10초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1908년 런던 올림픽 마라톤 코스는 메인 스타디움을 출발점으로 하는 42km 구간으로 설정됐으나 스포츠를 매우 좋아한 당시 영국여왕 알렉산드라가 윈저궁의 발코니에서 선수들의 출발 모습을 보고 싶어 해 출발점을 윈저궁으로 변경하면서 원저궁에서 화이트시티 스타디움까지의 41.8km 구간으로 바뀌었다. 또한 골인지점도 에드워드 7세의 로열박스 앞으로 변경, 352m 더 늘어나면서 42.195km가 됐다. 이 후 16년의 열띤 논쟁을 거친 후 1924년 파리 올림픽에서 42.195km가 공식거리로 확정됐다. 보스턴 대회도 올림픽기준에 맞추어 1924년부터 조정했으나 몇 년 후 이 코스가 161m 짧았던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마라톤경기의 공식거리는 전체거리의 0.1%에 해당하는 42m의 오차만큼 늘어나는 것은 허용되지만 단 1cm라도 짧으면 공인받지 못한다. 거리 측정은 도로변에서 차도 쪽으로 30cm지점을 기준으로 한다. 거리계측은 과거에는 줄자와 스키드마크 측정기를 이용하였으나 현재는 코스 실측자의 체중과 타이어 공기압, 노면상태의 분석이 가능한 첨단장비가 부착된 자전거를 이용한다. 출발지와 결승점이 다른 경우 결승점 고도가 출발지 고도보다 42m 이상 낮아지지 않도록 해 지나친 내리막에 의한 기록향상 효과를 방지했다. 또한 뒷바람 효과를 방지하기 위해 두 지점 간 직선거리가 50%인 21.047km를 초과하지 못하게 했다.
코스유형은 출발지와 결승점이 다른 편도형, 반환점을 두는 왕복형, 동일코스를 반복하는 순환형, 다른 지점을 왔다 갔다 한 후 다시 출발지에 골인하는 방사형 등으로 구분된다. 2009년 베를린 대회는 순환형이었다. 내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종각에서 출발해 되돌아오는 다소 변형된 순환형이다.
김기진 계명대 체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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