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학생을 볼모로 한 싸움은 그만 해야

입력 2010-07-14 10:56:35

어제 치러진 학업 성취도 평가 시험에 전국적으로 433명이 결시했다. 전체 대상 학생 193만 명 중 0.02% 정도다. 교육과학기술부의 강경 방침에 따라 학교와 교사, 학생, 학부모의 참여가 부진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교과부는 결시생을 무단결석으로 처리하고 학교에 대해서는 징계를 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혔다.

교과부와 전교조의 대화와 타협 없는 충돌로 학생과 학부모는 불안하다. 교과부의 강경 방침대로 결시 학생이 무단결석으로 처리되면 피해를 보는 것은 학생이다. 양자 모두가 학생을 위한 것이라고 강변하면서 결국 학생에게 피해를 끼친다면 서로 다른 교육 이념을 위해 학생을 볼모로 싸우는 것과 다름없다.

시험을 치르지 않은 학생들은 교내에서 컴퓨터 교육을 받거나 생태학습을 떠났다. 말이 대체 프로그램이지 평상시에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평범한 내용이다. 이는 전교조 측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시험 거부라는 극단적인 행동에 대한 대안치고는 치졸하다. 전교조의 대응이 이런 수준이라면 누구에게서도 동의를 얻을 수 없다.

전교조는 더 이상 사사건건 정부의 정책과 부딪쳐서는 안 된다. 학교에서 이념 교육을 하고, 시국 선언을 하면서 국가 시험을 거부해서는 대외적인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 소모전이나 다름없는 투쟁보다는 어젠다를 제시하고 이를 위해 앞장서 노력해 '전교조 선생님은 뭔가 다르다'는 말이 나오도록 하는 것이 먼저다. 또 교과부도 일방적인 강경 대응보다는 대화를 통해 여러 교육 정책이 효과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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