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남아공 월드컵의 최고 스타는 누굴까? 대회 개막 전엔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웨인 루니 등이 유력한 후보로 손꼽혔다. 그러나 이들은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우승국 스페인의 골게터 다비드 비야, 국제축구연맹(FIFA)이 골든 볼 수상자로 선정한 우루과이의 디에고 포를란도 있지만 축구팬들이 열광한 스타는 아니었다.
그렇다면 누굴까. 파울(Paul)이다. 파울이 어느 나라 선수냐고? 독일 서부 오버하우젠 해양생물박물관에 사는 '점쟁이 문어' 이름이다. 파울은 스페인의 우승을 점치는 등 이번 월드컵 경기 예측에서 적중률 100%를 기록했다. 선수가 아니라 문어가 인기를 끈 것은 이번 남아공 월드컵이 극단적인 '실리 축구'로 팬들의 주목을 끌 만한 스타 플레이어가 없었다는 방증이 아닐까.
아무튼 스페인의 우승으로 월드컵 역사에서 남아있던 몇 가지 징크스(Jinx)가 깨졌다. 스페인은 비유럽 국가에서 열린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첫 유럽국이 됐고, 조별 예선 첫 경기에서 패한 팀이 우승을 차지한 첫 사례, 대륙별 대회 우승팀으로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첫 나라로 기록됐다.
스포츠의 역사에서 징크스는 단체 경기와 개인 경기를 막론하고 오래됐다. 징크스의 어원은 고대 그리스 마술에서 사용하던 '개미잡이'라는 새의 이름(Jugx)과 윌리엄 린가드(William Lingard)가 1868년 기병대 대위 징크스가 훈련만 나가면 불길한 일들이 계속 생긴다는 내용으로 쓴 'Captain Jinks of the Horse Marines'란 노래에서 유래했다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스포츠에선 미국 야구계에서 맨 먼저 사용했다. 미국의 스포츠 칼럼니스트 앨런 샌그리(Allen Sangree)는 1910년 '징크스:다이아몬드 이야기'(The Jinx:Stories of the Diamond)란 책을 펴냈다. 이후 징크스는 1911년 미국 영어 사전에 등재되면서 일반용어로도 널리 쓰이게 됐다.
징크스는 언젠가 깨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징크스에 사로잡히기보다 스페인 월드컵 대표팀처럼 노력과 실력으로 극복하는 게 필요하다. 운명을 바꾸는 것은 징크스에 사로잡힌 번민과 상념이 아니라 긍정적 사고와 행동, 실천이 아닐까.
조영창 논설위원 cyc5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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