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직업 돌풍인가? 돈안되는 허풍인가?
일자리 시장의 새로운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스마트폰 모바일 앱 개발이 '과연 돈이 될까'라는 '물음표'가 생기고 있다. 최근 연구결과에서도 '대박'을 터뜨릴 가능성이 지극히 낮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영역이 통신을 벗어나 다양한 분야에서 진화를 거듭하고 있어 청년실업 한파를 녹일 새로운 일자리 동력으로 충분하다는 낙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돈 안 된다
앱스토어 열풍이 전세계 IT시장을 휩쓸고 있지만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대박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이 나왔다. 수많은 개발자와 기업들이 모바일 앱 개발에 뛰어들고 있지만 앱스토어가 기회의 땅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개발자의 무덤이 될 것이라는 찬물을 끼얹는 경고다.
6일 미국의 IT컨설팅 전문가인 토미 에이호넌이 발표한 보고서 '앱스토어 경제학'에 따르면 아이폰 앱스토어의 유료 앱 연간 평균 순수입은 682달러(약 83만원)로 나타났다. 반면 평균 개발비는 3만5천달러(약 4천280만원)로 조사됐다. 이 계산대로라면 무려 51년이 걸려야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는 셈이다.
각종 통계자료를 분석해 앱스토어 생태계의 이면을 파헤친 이 보고서는 애플 앱스토어가 2008년부터 2010년 상반기까지 총 50억 회의 다운로드 판매로 14억3천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는 공식 집계에서 출발했다고 에이호넌은 설명했다.
그가 밝힌 유료 앱 한 건당 실제 매출은 얼마나 될까? 유료 앱 절반 이상이 지난 2년간 다운로드 수 1천 건 미만이라는 점이 열쇠가 됐다. 평균 다운로드 횟수를 999건으로 볼 경우 수수료를 뺀 연간 순수입은 682달러라는 계산이 나온다는 것이다. 그는 "대박을 기대하는 앱 개발자에게는 대단히 실망스러운 결과이지만 실제로 앱스토어의 비용 구조를 알면 개발자는 좌절할 수밖에 없다"며 "개발비를 절반 수준으로 낮추더라도 손익분기점까지 22년이 걸린다. 20년 후까지 앱스토어와 앱의 수명이 유지된다는 보장이 있을까?"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기업의 앱 마케팅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앱스토어에는 이미 6만750여 종의 기업 마케팅 앱이 있어서 아이폰 이용자가 앱을 둘러볼 때 2초씩만 쓰더라도 특정 기업의 앱을 발견하는 데 34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분석한 것. 에이호넌은 "최근의 앱 개발 열풍은 IT 버블 시기와 닮았다"며 "앱 개발 시장은 아직 대다수의 개발자가 손실을 볼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현 시점에서는 다른 대안을 찾는 게 성공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돈 된다
5일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에서 처음 개설한 '모바일 앱 기본 개발자 과정'에 60명의 교육생이 참가했다. 10대에서 직장인까지 교육생들의 연령대는 다양했다. DIP 한 관계자는 "한 달 과정인 이 수업에 자리가 없어서 돌려보낸 사람이 더 많았다"고 했다. 이 과정 지원자만 170명이 넘은 것.
기존 소프트웨어 시장에서는 창업하려면 마케팅 비용 등 수반되는 부담이 크지만 스마트폰 앱 개발 분야는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안드로이드마켓 등 이미 유통 채널이 열려 있기 때문에 기발한 아이디어만 있다면 누구나 저비용으로 손쉽게 창업할 수 있다.
박재경 DIP 미디어기술팀장은 "8월에는 매주 한 번씩 모바일 앱 전문가 과정을 개설할 예정인데 벌써부터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10년 전 인터넷붐이 벤처열풍을 일으켰듯이, 스마트폰으로 주목받게 된 앱스토어는 수많은 1인 개발자를 양산시켜 제2의 벤처열풍을 일으키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에게 스마트폰 모바일 앱의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최근 연구결과에 대해 물어봤다. 박 팀장은 "쉽게 개발할 수 있고, 1인 창업의 대박으로 인식된 '환상'이 조금 걷히는 현상인 듯하다"며 "하지만 우리나라에 스마트폰이 들어온 지 2년도 채 안 됐기 때문에 아직은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지만 2년만 지나면 이 분야가 엄청나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그는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라고 했다.
대구시도 일자리 시장의 새로운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모바일 1인 창업' 육성사업(본지 5월 21일자 16면 보도)에 나섰다. 기존 제조·서비스 산업에 대한 고용지원 정책만으로는 신규 일자리 창출에 한계가 있어 최근 뜨고 있는 지식서비스 기반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정책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
대구시 일자리창출팀 관계자는 "스마트폰 앱스토어 이용자가 늘면서 앱스토어 시장에 도전하는 젊은 개발자들이 늘고 있다"며 "대학을 졸업하고도 일자리 부족으로 취업하지 못하는 청년실업자들에게 앱스토어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앱스토어를 통해 '1인 창조 기업'이 무수하게 배출될 수 있는 등 앱스토어는 개발자들의 등용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욱진기자 pe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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