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량 증가하면 투기성 수요 유발
과거 부동산 시장을 살펴보면 과잉유동성이 만든 버블, 즉 돈 있는 곳에 투기가 존재했다. 부동산 시장에서 주택수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돈이다. 이 유동성이 돈보다 더 크게 작용하는 것은 심리가 된다.
부동산이 좋은 투자처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돈이 많이 풀려 통화량이 증가하면 어김없이 투기성 부동산 수요를 유발했다. 과거 1970년대 중동특수와 1980년대 말 3저호황은 국내유동성이 풍부해졌을 때는 어김없이 부동산 가격이 크게 상승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즉, 유동성 증가와 인플레이션 압력은 부동산 시장을 자극해 토지와 주택가격을 밀어올렸다.
먼저 1970년대말 중동열기 속에 오일달러와 중화학 공업 육성책으로 유발된 통화팽창은 물가를 치솟게 했고 시중에 넘치는 부동자금은 토지와 아파트로 몰려 부동산시장을 달궈놓았다.
또 1977년초부터 1978년까지 아파트를 살펴보면 여의도의 한 아파트는 당시 최고인 45대 1의 분양경쟁률을 보인데 이어 최고 70대 1까지 기록했다.
정부 표본조사에서는 이런 아파트의 절반 이상은 투기세력에서 분양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976년 세계경제 회복과 함께 한국경제는 1977년 수출 100억 달러를 돌파하면서 1천230만 달러나 되는 경상수지 흑자를 냈다. 1976년 경제성장률은 10.6%, 1977년엔 10.0%였다.
정부가 중화학공업 육성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풀면서 통화량은 급속히 팽창했다. 또 전국 토지가격은 1978년 평균 49%, 6대 도시는 79%, 서울은 136%나 상승하는 기록을 쏟아냈다. 1980년대 후반의 부동산 투기열풍도 흑자경제에서 비롯된 것을 볼 수있다.
1986년 47억 달러로 시작한 경상수지 흑자는 1988년 145억 달러에 이르렀다. 1986~1988년 3년 동안의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10.76%, 대선을 치른 1987년 통화량 증가율은 전년 대비 30.8%에 달했다.
돈이 시중에 흘러 넘치게 되자 다시 부동산 시장은 꿈틀거리게 된다. 1987년 토지가격이 전년도 2배 상승하는 등 투기광풍의 전조를 보이더니 1988년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불붙기 시작했다. 급기야 정부는 여러 가지 부동산 종합대책을 내놓지만 통화량 축소와 물가안정을 위한 대책으로 뚜렷한 내용이 없었다.
이렇듯 통화량이 급속히 팽창하면 물가도 오를 수밖에 없고 결국 '빚 내서 집 사면 돈번다'는 것이 공식처럼 됐다.
세간에서는 고수익을 좇아 부동산 시장으로 몰려갔다. 닭을 잡기 위해 무슨 칼을 빼들어야하나?
2001년 이후 부동산 시장 불안은 IMF외환위기 이후 세계적 저금리 추세에다 금융패러다임의 변화와 맞물려 단기성 부동화를 더욱 부추기게 된다.
은행권 주택담보 대출이 초고속으로 늘어나고 여기에 카드사와 할부금융사 등 기타 여신전문회사의 대출까지 포함해 막대하게 늘어난 가계대출 일부가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드니, 부동산시장이 조용한 날이 없었다.
이처럼 주택문제가 악화된 것은 절대적인 주택부족과 과잉유동성 때문이었다.
권선영 다음(Daum)카페 왕비재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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