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대 외국분교 설립 등 '한방 국제화' 적극 추진해야"

입력 2010-06-30 11:24:23

퇴임하는 변정환 대구한의대 총장

"이제 우리 대학은 최고 수준의 한의학 특성대학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대구의 희망인 '메디시티'에도 아마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30일 퇴임하는 대구한의대 변정환(78) 총장.

지난 1980년 대구한의과 대학을 설립한 그는 세 차례 총장직을 수행했으며 "후배들을 위해 이제 물러날 때가 됐다"며 4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식을 가진다.

한의학 분야에서 손꼽히는 경쟁력을 확보한 대구한의대는 변 총장의 언급대로 지난 4년간 발전을 거듭해 왔다.

올해 초 아시아대학(부지 1만2천㎡)을 인수했으며 2008년 한의학분야 평가에서 전국 최우수대학으로 선정됐고 2007년 이후 4년 연속으로 입학률 100%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오성캠퍼스로 이름을 바꾼 아시아대학은 한방 특성화 캠퍼스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힌 변 총장은 "대구 신서 혁신도시에도 한방종합병원과 관련 연구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팔순을 바라보고 있지만 그는 앞으로 할 일이 많다고 했다.

전국한의사회 회장과 국제동양의학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국내 한의학계를 대표해 온 변 총장은 이제 한의학의 국제화를 위해 뛰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우리 병원에 일본과 대만에서 온 환자들이 끊임없이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일본은 한의사를 배출하는 제도가 없고 대만을 포함한 중국은 아직 우리보다 수준이 낮은 단계입니다. 시장성이 엄청나다고 봐야 합니다."

한방국제화를 위해 변 총장은 미국 등 외국에 한의대 분교 설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양의학이 새롭게 부각되면서 미국이나 유럽에서 한방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우리와 같이 체계적으로 교육 시스템을 갖춘 나라가 없기 때문이란 설명.

"아마 미국에 분교를 설립하면 국내 대학 중 최초가 될 것"이라며 "한의학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변 총장은 "대구 한방산업은 400년 전통을 갖고 있고 첨단의료단지를 유치하면서 '메디시티'를 지향하고 있지만 대구 한의학의 경쟁력에 대해 우리만 잘 깨닫지 못하고 있다"며 "한의대가 계획하는 일들이 제대로 진행되면 대구 의료산업이 새로운 발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3대째 한의사 가계를 잇고 있는 변 총장은 총장에 취임하면서 문을 닫았던 중구 반월당 '제한한의원'을 8월쯤 다시 개업할 예정이다.

그는 "아마 전국 개업의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이 될 것"이라며 "수십 년간 익힌 의술을 힘이 있는 동안에는 환자들에게 베푸는 것이 의사의 소명"이라고 했다.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