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꿈같은 대경권 부자론

입력 2010-06-30 07:22:32

6·2지방선거의 결과가 진정한 보수를 확실히 드러냈다고 한다. 누가 뭐래도 현 정부의 든든한 보루가 된 것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이렇게 했다고 해서 대구경북의 시도민들은 중앙정부에 뭘 바라고, 더욱이 우리들에게만 선물을 달라고 떼를 쓰는 그런 소아적인 기질은 아닌가 보다. 아무리 도와주지 않아도 점잖은 자세는 잃지 않았기에 지난 10여 년간 홀대를 받았다고 해도 묵묵히 참고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바보는 아니다. 한 번 성을 내면 정말 무서운 불 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다.

최근에 이르러서는 대구경북은 여타 지역에서 부러움을 살 정도로 시장과 도지사는 '형', '아우' 하면서 호흡도 잘 맞고 대구시와 경북도의 협력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 지역개발과 경제문제에 있어서도 정부가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춰 광역경제정책을 내세우기 몇 년 전부터 이미 경제통합 과제를 발굴해 실천하고도 있었다.

이런 시기에 자부심 강한 대구와, 웅도로서의 경북이 겉으로 드러난 면에서만이 아닌 이제는 현실적으로 잘 사는 부자의 지역으로 승화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길을 모색해 보았으면 한다.

하나는 이제 지역의 행정적인 통합을 꿈꾸어 볼 때다.

경북지사의 당선소감에서 "옛적에는 경북도가(당시에는 대구시는 보통시로서 경북에 포함) 중앙에도 큰소리를 쳤다. 정국을 좌지우지하는 힘도 있었다. 국가의 모든 정책에 영향력을 끼친 지역이었다. 이제 다시 한 번 수도권을 견제하는 경북도가 되었으면 한다"고 피력했다. 그렇다! 우리나라 인구가 5천만 명으로 보면 서울이 1천여만 명이다. 대경이 합하면 500만 명이 넘는다. 힘이 될 수 있다. 경북지역은 생산(산업)과 생태와 문화관광 분야를 육성'발전시켜 나간다. 대구에서는 돈을 써도 아깝지 않고 오히려 기분 좋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서비스 도시로서 기능을 주된 역할로 한다.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지만 강한 지역의 경쟁력이 함양되고 표출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렇게 하면 산업의 재편도 가능하다. 대구와 경북에서 그간 서로의 지역경제를 위해서 필수 불가결했던 중복된 투자도 보다 쉽게 해결될 것이다. 정부에서도 무시하지 못할 뿐 아니라 시범적으로 오히려 나서서 도움을 주게 될 것으로 본다.

또 하나는 K-2를 잘 활용하는 꿈도 있다.

소음으로 인한 15만여 주민들의 고통도 크다. 도심에 군 시설이 있어 개발에 지장을 받는 것도 문제가 된다. 그러나 과연 군사공항 이전만이 능사가 될 수 있을까? 이전이 확실시된다고 해도 그 기간이 적게는 20년에서 길게는 30년 정도가 걸리는 거대하고 중요한 시설이다. 이전확정 후에 그 기간 동안 그저 가만히 참고 기다려야만 하는 꼴이 될 우려도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또 다른 변수가 생겨 어떤 변화가 올지도 모른다. 생각을 달리 해볼 수는 없는 것인가? 혹시 비행기의 소음이 '자장가'로 들리고 '밥벌이'가 되는 사람들로 그 15만 명을 채울 수는 없을까 생각해 본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없지만 항공산업의 일환으로 군에서 전담하고 있는 비행기 정비업무를 민간으로 이양받아 새로운 산업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사업은 대기업에서 맡아야 한다. 이 사업을 K-2 접경지역에 유치한다면 직'간접 고용효과가 5만 명의 일자리까지 내다 볼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왜냐하면 항공산업은 자동화라기보다 하나하나의 프로세스가 정밀 고도의 컴퓨터 수작업이라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하이테크한 기술인력으로 말이다. 더 나아가 세계적으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소음연구를 비롯한 관련산업도 신장시킬 수 있다.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섬유산업 고도화나 강점인 IT산업도 여러모로 접목시킬 수 있다. 대충 잡아도 10만여 명의 고급 일자리가 생기고, 하위작업의 부대 일자리가 무시하지 못할 정도라고 한다. 민간항공기나 군 전투기를 다 취급할 수 있는 항공정비산업의 중심도시가 될 것이다. 혹여 가뜩이나 소음이 도심을 가르는데 정비까지 하면 더 문제가 되지 않느냐는 의문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항공정비는 자동차의 정비처럼 그렇게 수요가 잦은 것은 아니라고 한다. 한 달에 한두 대만 해도 손길이 모자랄 정도다. 현재 민항은 거의 싱가포르나 외국에 가서 정비를 한다. 지금 소음에 시달리고 있는 분들은 이주하면서 관련 기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들어서면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역발상의 효과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박광길 대경권 광역경제발전위원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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