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가로수
본격적으로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그늘이 하염없이 그리워진다. 하지만 그늘이라고 다 같은 그늘은 아니다. 모두들 건물 아래 그늘이나 천막 아래 그늘에 서 있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어땠는가. 단순히 따가운 햇볕을 막아줄 뿐, 시원함은 크게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가로수 그늘은 다르다. 땡볕을 막아주는 방패막이 역할 외에 시원함까지 선사한다.
요즘 점심 식사 후 회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을 자주 찾는다는 직장인 김성욱(38)씨는 "나무그늘에 앉아 있으면 상쾌함을 느낀다. 사무실 에어컨 바람과 달리 기분이 절로 좋아져 한여름에 휴식을 취하기에는 그만이다"고 했다.
이처럼 나무그늘이 다른 그늘보다 시원한 이유가 있다. 바로 나무 특유의 증산작용 때문이다. 나무는 광합성을 하면서 잎 뒷면으로 수분을 내보낸다. 이때 뿌려주는 수분이 주변의 뜨거운 열기와 함께 사라지기 때문에 나무그늘의 기온이 많이 내려가 시원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의 2005년 조사에 따르면 대표적인 가로수인 플라타너스의 경우 하루 평균 잎 1㎡당 664㎉의 대기열을 제거한다. 1그루가 하루 동안 0.6ℓ의 수분을 방출하는데 이를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그 효과는 50㎡형 에어컨 8대를 5시간 가동하는 것과 맞먹는다. 느티나무의 경우는 하루 평균 잎 1㎡당 546㎉, 은행나무는 341㎉의 대기열을 각각 없애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도시 열섬 현상을 완화하는 데 가로수가 일등공신으로 여겨진다. 국립산림과학원이 대구의 가로수가 있는 곳과 없는 곳의 온도를 측정한 결과 2.6~6.8℃의 온도 차가 났다. 폭염도시로 유명한 대구에서 그만큼 가로수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전창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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