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별리그 5골 중 3골 만들어낸 '작품'
한국 축구대표팀이 남아공 월드컵 공인구 자블라니에 잘 적응해 '세트피스의 강자'로 우뚝서고 있다.
한국 대표팀은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B조 3차례 경기에서 5골 가운데 3골을 세트피스에서 만들어냈다. 특히 위기 상황을 세트피스 골로 극복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그리스와 조별리그 1차전 때 이정수의 선제골은 기성용의 프리킥에서 시작됐다. 16강 진출이 결정된 나이지리아와의 3차전에서도 동점골과 역전골이 모두 세트피스에서 만들어졌다.
나이지리아전에서 동점골은 기성용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한국은 0대1로 뒤진 전반 38분 절호의 프리킥 기회를 잡았다. 이영표가 왼쪽 측면을 돌파하다가 치네두 오바시의 거친 파울로 왼쪽 페널티지역에서 프리킥을 얻어낸 것. 키커로 나선 기성용은 오른발로 감아 찼고 회전량이 많은 공은 수비수 벽을 넘어 오른쪽 골문 앞에 도사리던 이정수의 머리를 겨냥했다. 이정수는 헤딩을 꽂았고 공이 그대로 떨어지자 오른발을 내밀어 우겨넣듯이 귀중한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두 번째 골은 박주영의 발끝에서 터져 나왔다. 박주영은 후반 4분 상대 수비수 파울로 아크 왼쪽에서 프리킥을 얻어냈고 직접 키커로 나서 오른발로 감아 찼다. 공은 수비수 사이를 스쳐 지나가 오른쪽 골문에 그대로 꽂혔다. 아르헨티나, 그리스와의 1, 2차전에서 눈부신 선방을 펼쳤던 나이지리아 골키퍼 빈센트 에그에아마가 몸을 날려봤지만 공은 이미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한국이 세트피스를 득점으로 잘 연결할 수 있었던 것은 자블라니에 잘 적응한 덕분으로 평가받고 있다.
AP통신은 23일 "남아공 월드컵에서 많은 선수들이 대회 공인구 자블라니를 비판해왔지만, 오랫동안 자블라니를 이용해 세트피스를 연습해온 한국은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에 진출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반면 나이지리아 대표팀은 한국과의 경기에서 프리킥 22개를 날려버렸고, 그 중 다수는 득점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거리에 있었다고 전했다.
대표팀 허정무 감독도 16강 진출 비결에 대해 "자블라니에 잘 적응한 것 같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나이지리아전 후 기자회견에서 "프리킥 훈련을 수시로 했다. 다른 공과 비교해 볼 때 자블라니는 힘을 줘서 차면 80~90%는 뜬다. 힘을 빼고 차도록 훈련해왔다"고 밝혔다.
한편 자블라니에 대해 잉글랜드 파비오 카펠로 감독은 "최악의 공"이라고 비난했고, 브라질의 골키퍼 줄리우 세자르(인테르 밀란)는 "슈퍼마켓에서 파는 공 같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스페인 공격수 페르난도 토레스(리버풀)는 온두라스전에서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여러 차례 놓쳤다는 팬들의 비판에 '자블라니 탓'으로 응수하기도 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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