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남아공 월드컵에서 8강에 오를 경우 대구 범어네거리를 거리응원장소로 개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23일 "범어네거리를 거리응원 장소로 개방해달라는 시민들의 요구가 많다"며 "한국팀이 8강에 오를 경우 경찰 등 관계기관의 협조를 얻어 범어네거리를 거리응원 장소로 개방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범어네거리는 2002·2006년 월드컵때 거리응원 장소로 개방되면서 문전성시를 이뤘던 곳으로 거리응원장의 상징이 된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범어네거리가 실제 거리응원장으로 개방될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범어네거리 경우 수목이 우거져 전광판을 보기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화장실 등 편의시설, 교통안전 대책도 별도로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범어네거리 개방에 대한 시민 반응 역시 엇갈리고 있다. 이번 월드컵 세 경기 모두 거리에 나서 응원을 했다는 대학생 이용한(27)씨는 "2006년 거리응원 때의 열기를 생각하면 이번에도 범어네거리에서 응원했으면 좋겠다"며 "범어네거리 응원전이야말로 말 그대로 거리응원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붉은악마 대구지회 김은희 지회장은 "범어네거리는 교통 요충지인데 모든 시민이 축구 거리응원 탓에 생기는 불편함을 감수할 의사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우리도 축구광이지만 의견이 다른 시민들의 편의도 배려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대구시 체육진흥과 정하진 과장은 "범어네거리를 개방할 경우 교통, 안전 대책 외에도 이동식 전광판과 무대 설치 등에 2억원 가까운 돈이 들어가는 등 비용 문제도 만만치 않다"며 "다만 범어네거리의 상징성을 고려해 8강전 때는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시는 26일 열릴 우루과이전때는 지난 아르헨티나전에 이어 대구스타디움을 재개방한다. 시는 16강전이 토요일(놀토)에 열리는 점을 고려할 때 대구 거리응원 인파가 20여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응원 장소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거리응원을 원하는 시민들을 분산수용하기 위해 북구(대구시민운동장 주경기장), 수성구(대구스타디움), 달서구(두류공원 코오롱 야외음악당)로 나눠 거리응원 장소를 제공한다. 동구청도 지난 그리스, 아르헨티나전에 이어 대형스크린(11m×6m)과 음향 시설이 갖춰져 있는 율하체육공원을 재개방한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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