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월드컵특수 효자상품
2010 남아공월드컵이 한창이다. 월드컵은 국가 대 국가의 축구 대결도 볼 만하지만 월드컵을 활용한 장외 마케팅 전쟁도 치열하다. 이번 남아공월드컵이 '특수'를 선물한 상품들은 뭐가 있을까?
◆'투 골 타이'를 아시나요?
12일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이 남아공월드컵 그리스전에서 2대0으로 승리한 뒤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는 상품이 있다. 당시 허정무 한국 대표팀 감독이 맨 '투 골 타이'가 주인공.
축구와 전혀 상관없는 넥타이가 인기몰이를 하는 이유는 넥타이에 담긴 의미 때문이다. 한국의 상징인 붉은색 줄무늬가 들어간 이 넥타이는 허 감독이 월드컵을 앞두고 일본과 에콰도르와의 평가전에서도 맸다. 당시 두 경기 모두 2대0으로 승리를 거뒀으며, 그리스전까지 같은 결과로 이기자 '투 골 타이'라는 애칭이 붙여졌다.
'투 골 타이'는 제일모직의 갤럭시가 허 감독에게 협찬한 제품이다. 그리스전이 끝난 직후부터 갤럭시 매장에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일정 금액(80만원) 이상 구입 시 '투 골 타이'를 사은품으로 제공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동이 나 예약 주문을 받고 있는 등 최고의 인기 상품으로 등극했다"고 말했다.
축구팬 입장에서는 허 감독이 모든 경기에 이 넥타이를 맸으면 하는 바람이 있을 듯싶다. 왜냐하면 17일 열린 아르헨티나전에는 허 감독이 '투 골 타이'가 아닌 붉은 단색 넥타이를 매는 바람에 대패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 다행히 우리나라의 16강 진출 분수령이 될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는 허 감독이 '투 골 타이' 착용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넥타이는 월드컵 때마다 인기를 한몸에 받았다. 지난 2002 한·일월드컵에서도 히딩크 감독이 맸던 '히딩크 넥타이'가 인기를 끌었다. 당시 히딩크 감독이 포르투갈전과 이탈리아전 등 승리한 경기에서 맨 행운의 넥타이가 우리나라 디자이너가 태극과 팔괘 등을 이용해 만든 국산이라는 게 입소문을 타면서 불티나게 팔렸다.
◆3D TV도 '불티'
월드컵 직전부터 인기몰이를 했던 3D(입체영상) TV가 월드컵이 시작되면서 날개를 달았다. 최근 삼성전자에 따르면 2월 말 3D TV를 처음 출시한 이후 5월까지 2만대를 판매했는데 월드컵이 개막된 이달 들어서만 6천대 이상을 팔았다. 특히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의 16강 진출 전망이 밝아지면서 3D TV 판매가 더욱 가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경우 4월에 비해 최근 3D TV 판매량이 50~60% 정도 늘었다. 이 백화점 가전매장 담당자는 "요즘 TV를 사는 소비자 10명 중 6명은 3D TV를 선택하고 있다"고 했다. 대구백화점도 3D TV 판매량이 매달 40~50%가량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판매되는 TV 10대 중 대여섯 대꼴로 3D TV가 가정으로 배달되고 있는 것이다.
◆간편조리식, 닭이 효자
월드컵 축구가 저녁시간에 많이 하면서 밥 대신 간단하게 조리해 먹는 간식들이 저녁 밥상을 차지하고 있다. 축구 볼 때는 밥하는 것도 귀찮아 하는 가정이 많아서다.
온라인몰 G마켓에 따르면 최근 집에서 오븐이나 프라이팬으로 조리해 먹는 훈제치킨 상품이 평소에 비해 130% 많이 팔렸다. 집에서 조리해 먹는 순대와 골뱅이 제품은 각각 200%, 80% 더 팔렸고, 떡볶이와 피자 같은 간편조리식 상품 매출도 60%씩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닷컴에서도 훈제치킨 매출이 최근 2배 정도 늘었으며, 인터파크에서는 끓는 물에 넣으면 바로 먹을 수 있는 훈제치킨 판매가 25%, 메밀면 세트는 30% 정도 매출이 증가했다.
양계장이나 닭 가공식품 업계는 4년에 한번 열리는 월드컵의 주기를 1년으로 바꾸기를 바라야할 것 같다. 특히 치킨 경우 우리나라 경기가 있는 날에는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릴 정도다. 생닭 값도 월드컵이 끌어올렸다. 17일 농협 하나로클럽에 따르면 월드컵 기간에 튀김요리용으로 소비가 늘고 있는 생닭은 851g짜리 한 마리가 전주보다 8.5%(450원) 정도 오른 5천720원에 팔렸다. 한우와 돼지고기 가격은 변함없는 것으로 조사돼 월드컵은 닭과 궁합이 잘 맞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드컵에 콘돔이 특수?
콘돔, 성인용 기저귀, 한과 등이 남아공월드컵 특수를 누린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2일부터 17일까지 한과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3천242%나 신장했다. 치킨과 맥주가 월드컵 최대 수혜로 꼽히는 것은 당연하지만 한과 매출 급증은 의외다.
이 기간 동안 콘돔 매출이 부쩍 올라간 것도 재미있다. 홈플러스는 콘돔 매출이 평소보다 28% 늘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도 정확한 이유를 대지 못하고 있다.
이 밖에도 성인용 기저귀가 월드컵 특수를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대형마트들에 따르면 이달 성인용 기저귀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50~168% 정도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일부 야외응원 고객들의 역할이 컸다. 선점한 좋은 자리를 2시간 동안 빼앗기지 않기 위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려고 성인용 기저귀를 많이 구매한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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