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진위논란 반박…"세월 흔적 균열 어떻게 인위적으로 만들 수 있나
삼국시대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금동미륵반가사유상과 조선시대 백자 거북형 앙부일구 등 문화재를 공개한(본지 21일자 1면 보도) 고미술 수집가 유성철(52·대구시 동구)씨는 우여곡절 끝에 수집한 귀중한 문화재들이 자칫 사장되는 불행을 막기 위해 책임 있는 문화재기관과 전문가들의 정확한 고증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문화재감정사로도 활동하고 있는 유씨는 "긴 세월의 흔적인 반가사유상 왼손 등의 작은 구멍과 목덜미의 균열까지 어떻게 인위적으로 만들 수 있겠느냐"며 일부 진위 논란에 대한 반박과 함께 "반가사유상의 금속성분과 미세조직을 분석한 포항산업과학연구원도 그 예술성과 역사성 및 희소성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얘기했다.
2008년, 수년 동안 교류가 있던 일본 기업인의 창고에 잠들어 있던 반가사유상을 발견하고 오랜 설득 후에야 입수할 수 있었다는 유씨는 이 불상이 일본에서도 공개된 적이 없고, 소장자가 문화재 반환에 대한 인식이 있는 사람이어서 가능한 일이었다고 털어놨다. 또한 그 일본인이 불상의 가치를 알았다면 아마도 내놓지 않았을 것이라는 후일담도 덧붙였다.
유씨는 이 같은 유물들을 되찾아올 수 있었던 것은 지역의 고미술동호회인 참우회(참역사를 세우는 사람들의 모임)의 자료수집 및 연구지원과 재정적인 후원 덕분이라고 밝혔다. 숨겨진 문화재를 대구에서 공개하고 경북지역 박물관에 기증하려는 것도 회원들의 뜻이라고 전했다.
조필민(52) 참우회 회장은 "사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소중한 문화재를 되돌려받고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한 사명감에서 16명 안팎의 회원들이 15년째 활동을 하고 있다"며 "일본 육해측량부가 독도를 한국땅으로 인정·편찬한 '일로청한명세신도'(日露淸韓明細新圖)를 수집해 지역 언론에 보도를 의뢰한 것도 같은 취지"라고 밝혔다.
유씨는 이번에 공개한 문화재를 성 베네딕도 왜관수도원에 박물관이 건립될 경우 무상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혔다. 왜관의 순심유치원 출신인 유씨는 지난해 가을 수도원이 겸재 정선의 화첩 진본을 공개하는 것을 보고 고향인 이곳에 문화재를 기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문화재는 있어야 할 곳에 있어야 합니다. 문화유산은 당대의 시대정신을 담고 있으며 조상들의 숨결이 서려 있지요. 개인의 창고나 장롱 속에 묻어 둬서는 안 됩니다." 유씨는 3대째 수집·보관해 온 수백점의 유물 중 3분의 2가량을 이미 기증했다.
조향래기자 bulsaj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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