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출범 기초의회 지각변동 예상

입력 2010-06-17 10:24:21

6·2地選 비한나라 당선자 속출…한나라 독식구조 붕괴

6·2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의 요동이 7월 초 출범하는 대구경북 지역 기초의회에도 적지 않은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 전망이다. 한나라당 독식 구조가 붕괴된 데 그치지 않고 일부에서는 여소야대까지 빚어진 탓에 야당과 무소속 등 비한나라당 당선자들의 입김에 자유롭지 못한 지역이 속출한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바닥 민심의 변화 바람이 2년 뒤에 치를 총선에서 어떻게 나타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여소야대가 된 대구 중구와 구미·문경·칠곡 등지에서는 비한나라당 의장 선출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다. 중구는 총원 7명 가운데 비한나라당 당선자가 4명이다. 구미는 23명 중 13명이 비한나라당이다.

무소속 단체장이 선출된 문경과 칠곡도 사정은 비슷하다. 문경은 10명 가운데 4명만 한나라당 소속이다. 칠곡 역시 10명의 절반인 5명이 비한나라당 소속이다.

이 밖에 여소야대는 아니지만 기초의원 비한나라당 당선자가 많은 지역도 민심 이반 조짐이 심상찮다고 보고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대구 서구와 남구의 경우 지역구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겨우 반타작했다. 경북의 군위와 예천 역시 지역구 승률 50%였다. 경산에서도 13명의 지역구 의원 가운데 한나라당은 8명에 그쳤다. 영주에서도 한나라당 소속 당선자가 12명 가운데 7명이다.

전체 구도에서뿐 아니라 세부적으로 들여다봐도 민심 이반이 심상치 않은 수준이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 많다. 중선거구제가 시행된 때문에 1-가 기호를 부여받은 한나라당 후보는 무조건 당선될 것이라는 전망을 비웃기라도 하듯 곳곳에서 비한나라당 후보들이 1등을 차지했다. 여론을 무시한 잘못된 공천의 결과라고밖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을 정도다.

대구 동구 다, 라, 마 선거구에서는 모두 비한나라당 후보가 1등을 했다. 이들 외에도 남구와 북구, 달성군에서 한 곳씩 비한나라당 후보가 1등을 차지한 선거구가 나타났다. 경북에서도 20군데 이상 선거구에서 비한나라당 후보가 1등을 했다. 경주 김천 문경 경산 칠곡 의성 예천 봉화 울진에서는 비한나라당 후보가 2곳 이상에서 1위했다.

이처럼 기초의회에서 비한나라당 후보의 선전은 국회의원-단체장-광역의원-기초의원으로 이어지는 정당의 '먹이사슬' 구조에서 맨 아래 하부 토대부터 흔들리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 지역은 대부분 무소속 돌풍이 거세 단체장 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이 고전을 면치 못했던 곳이어서 국회의원들로 하여금 2년 뒤를 걱정하게 만들고 있다.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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