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中企 경쟁력 키워드는 '변화 읽는 눈'

입력 2010-06-17 09:40:05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세미나…인재양성·성장동력 발굴도 중요

급변하는 대내외 경제환경 속에서 대구경북의 중소기업들이 변화에 늦고 성장의 한계가 뚜렷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지역 중소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고급 인재 양성, 안정적인 성장 지원을 위한 가업승계제도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역 기업, 비전도 없고 적응력도 부족하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17일 마련한 '한국은행 창립 6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최용호 경북대 명예교수는 "대구경북 중소기업 대부분은 중소 하도급 업체인 탓에 국내 경기에 민감하고 고급 인력 고용이 힘들어 성장에 한계가 뚜렷하다"며 "향후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채산성 악화와 출구전략 이후 겪을 자금난 등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지역 기업의 CEO들은 자수성가형이 많고 기업 비전이 단기적 관점에 머물러 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기업 비전이 없다 보니 종업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장기적 관점에서 의사 결정도 할 수 없다는 것. 또 지역 중소기업의 CEO 중 상당수가 자기 주장이 강하고 경험 위주로 경영을 하는 탓에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자기 중심적으로 신규 경영 기법을 해석하거나 종업원에 대한 신뢰 부족으로 조직이 내분을 일으키는 일도 적지 않다. 아울러 역량 있는 종업원이 지속적으로 유출되는데도 이들을 잡을 근로 여건 개선이나 교육·훈련에 소홀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중소기업 대표들의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점도 우려를 자아냈다. 대구상공회의소가 지난해 실시한 '지역기업 대상 가업 승계 관련 설문조사 현황'에 따르면 지역 중소기업 CEO의 평균 나이는 59.2세이고, 은퇴 예상 나이는 68.9세로 향후 10년 내에 가업 승계가 큰 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변화를 읽는 눈과 가업승계제도 활성화 시급

지역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키우려면 우선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변화를 읽는 눈과 대응 역량을 키워야 하고 제품·서비스의 경쟁우위를 확보·유지하기 위한 노력도 강화돼야한다. 함께 꿈꾸는 조직문화를 만들고 내부 효율화를 달성하는 일도 필요하다. 최 교수는 "거시적·정책적 측면에서 전반적인 기업정책의 전환과 안정적 성장지원을 위한 가업승계제도 활성화, 중견기업 육성정책 마련, 외환수급관리, 금리인상 등 출구전략의 신중한 시행,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에 대한 준비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토론자로 나선 이병완 영남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지역기업은 인력 수급상의 애로, 금융기관 이용시 제약, 정책 일관성 및 유효성 부족 등을 들 수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이 시설투자뿐만 아니라 고급 숙련 인력 투자까지 범위가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기업의 수출 경쟁력 향상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권업 계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구는 전국 대비 지역총생산 비중이 3.2%인데 비해 수출 비중은 1.1%에 그치는 게 현실"이라며 "수출 중소기업의 환위험관리대책을 마련하고 현행 시설자금 및 경영안정자금 지원제도를 기술 전문인력 확보와 연계하는 등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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