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감삼동·신천동서
15일 오전 11시 대구 동구 신천동 한우리가족사랑센터(이하 한우리)에서는 소박하지만 감동적인 잔치가 열렸다. 매일신문 '행복한 도서관' 5호점이 다문화센터인 이곳에 만들어진 것이다. 다문화센터에 행복한 도서관이 만들어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결혼이주여성과 자녀들이 한글을 공부하는 방 한쪽에 ㄱ자 형태로 파랑·분홍색 알록달록한 책장을 만들어 넣고, 그림책 1천여권을 채웠다.
책 선물에 들뜬 결혼이주여성들은 '감사합니다'를 연발했다. 한국에 온 지 3년째라는 류양(37·중국)씨는 "한국말, 한글을 배우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데 걱정이 많았어요. 이렇게 많은 책을 주고, 공부할 수 있게 해 줘서 정말 감동했어요"라며 어눌하지만 또박또박한 말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
같은 날 대구 달서구 감삼동 열린지역아동센터에도 '행복한 도서관' 4호점이 들어섰다. 이곳에서 공부하는 49명의 아이들은 벽을 가득 채운 알록달록한 책장과 새책에 탄성을 내질렀다.
매일신문이 행복한 도서관 4·5호점을 만드는 데는 대구은행 노동조합이 후원을 했다. 15일 한우리에서 열린 개관 행사에 참석한 대구은행 노동조합 김기만 위원장은 "책을 나누는 것은 꿈과 희망을 선물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어떤 기부보다도 나눔의 기쁨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은행 노조는 행복한 도서관 사업을 통해 맺어진 인연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지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말연시와 명절 등에는 직원들이 함께 센터를 찾아 자원봉사도 하고, 책 선물도 할 생각이라고 했다. 특히 김 노조위원장은 한우리에 컴퓨터 지원을 약속했다. 10년 가까이 된 낡은 컴퓨터를 사용하다 보니 곧잘 고장이 난다는 한우리 측의 이야기에 선뜻 지원을 약속한 것이다.
이밖에도 행복한 도서관 4·5호점을 만드는데는 많은 이들의 도움이 있었다. 다우림출판사와 글뿌리출판사, 마음문학치료연구소가 기꺼이 발벗고 나서 힘을 보탰다.
한우리는 결혼이주여성과 외국인 근로자들의 따뜻한 둥지가 되어주고 있지만 여느 다문화센터와 달리 정부 지원금 없이 후원금으로만 운영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시설이 열악하고 책 한 권 장만하기도 쉽지 않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사무실 역시 마음씨 좋은 독지가가 사실상 무료로 임대해 주고 있다.
권경숙 한우리가족사랑센터 대표는 "배움에 목말라 있는 다문화가정을 위해 작은 도서관을 선물해 주신 대구은행 직원 여러분들께 정말 감사드린다"며 "이 책들이 아직 낯선 한국땅에서 우리 문화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결혼이주여성들을 껴안는데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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