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 '장외파생상품' 규제 나서…키코가 대표적

입력 2010-06-12 07:27:47

투자자 보호 등 종합적 심의

정부가 키코(KIKO) 등 투자위험이 큰 장외파생상품에 대한 감시에 나섰다. 장외파생상품의 적정성 여부를 심사하는 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외환 관련 파생상품을 규제 대상에 포함시키는 등 투자자 피해를 막아보겠다는 취지다.

금융투자협회는 장외파생상품 사전심의를 위해 학계와 금융계 등 전문가 9명으로 구성된 장외파생상품 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13일부터 본격 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장외파생상품은 지수선물이나 옵션처럼 정해진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대신 거래 당사자 간 협의에 따라 거래되는 파생상품을 말한다.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여러 중소기업에 피해를 준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가 대표적이다.

심의 대상은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상품인 경우 주식 또는 이자율 기반의 상품을 비롯해 모든 장외파생상품으로 범위가 확대된다. 금융투자회사 등 전문투자자를 대상으로 만들어진 파생상품은 신용파생상품과 자연현상에 대한 파생상품으로 국한된다. 특히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파생상품을 심의할 때 기초자산 가격 구간별로 손익 발생구조가 충실하게 투자자에게 설명됐는지, 판매 절차가 적정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심의위원회는 신규 상품에 대한 심의 신청이 접수되면 접수일로부터 10영업일 이후에 찾아오는 정기회의에서 심의할 예정이다. 우영호 장외파생상품 심의위원장은 "업계 자율과 창의성을 최대한 보장하면서 투자자 보호와 투명한 가격정보 도출이 이뤄지도록 심의위원회를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외환시장의 변동성 완화를 위해 도입하기로 한 선물환 포지션의 구체적 규제 대상에 외환 관련 파생상품도 포함시키기로 했다. 이는 선물환만 규제 대상에 포함할 경우 다른 파생상품을 이용해 유동성 규제를 피할 여지가 많은 탓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통화 관련 파생상품 거래는 하루 평균 252억2천만달러였고, 이 중 선물환은 60억3천만달러로 23.9%에 불과했다. 외환스와프 거래량이 하루 평균 167억8천만달러로 66.5%를 차지했고, 통화선물 12억6천만달러, 통화스와프 9억2천만달러, 통화옵션 2억3천만달러 등이었다. 정부 관계자는 "선물환만 규제할 경우 은행들이 옵션이나 스와프 등 다른 수단을 동원하면 선물환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게 된다"며 "따라서 협의의 선물환만 규제할 경우 정책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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