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무총장 '이병석 내정' 처리 못하고 갈등 노출

입력 2010-06-11 10:19:43

한나라 비대위 출발부터 '삐걱'

한나라당의 최고의결기구인 최고위원회의가 10일 비상대책위원회에 모든 권한을 넘기고 활동을 종료하는 마지막 회의에서 전당대회를 총괄할 사무총장 인선안을 처리하지 못하면서 계파 간 갈등양상을 노출하는 일이 벌어져 비대위 체제가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특히 '사무총장 내정설'이 나돈 이병석 의원이 이날 결과적으로 사무총장에 임명되지 않은 채 비대위에서 활동하게 된 것과 관련해서 논란이 분분하다. 당 주변에서는 표면적으로 친이계인 이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의 직계로서 당을 쇄신하려는 모습과 맞지 않다는 지적에 따라 유보된 것이라는 관측이 뒤따랐다.

그러나 다른 쪽에서는 한때 친박계 좌장으로 불렸던 김 원내대표가 비대위를 자신이 주도하기 위해 이 의원의 사무총장 임명을 저지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친이계인 이 의원이 사무총장 자격으로 비대위에 참여할 경우, 김 원내대표 입장에서는 다소 껄끄러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원내대표 경선에서 김 원내대표와 맞붙은 이 의원이 당내 화합을 위해 고심 끝에 '아름다운 양보'를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쾌하지 않은 셈법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친이계인 고흥길 정책위의장이 7·28 재보궐선거 공천심사위원장으로 낙점받기는 했지만 비대위 체제에서 후임 사무총장을 임명하지 않은 채 사무부총장 체제로 전당대회 준비에 나설 경우 당무 차질은 물론 불협화음이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가 당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안홍준 제1사무부총장이 친박계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당청 간 소통에 문제가 생길 소지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여권의 한 관계자는 "(여권 핵심부가) 지난번 원내대표 경선과정에 개입, 친이계 원내대표 대신 김 원내대표를 선택한 데서부터 첫 단추를 잘못꿴 것 아니냐"며 "청와대나 여권 핵심의 의중을 향후 정치 일정에 반영할 수 없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비대위가 최고위원회의의 권한을 위임받은 만큼 이런 당내외 여론을 수렴, 뒤늦게라도 이 의원을 사무총장을 임명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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