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학교' 대구과학대·대구보건대, 갈등 쌓는 담장쌓기

입력 2010-06-11 07:47:57

대구과학대 "도로 공간 확보후 공사" 대구보건대 "신축 도서관 출입

이웃하고 있는 대구과학대와 대구보건대가 담장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대구보건대 도서관 신축 건물 정면에 대구과학대가 통행로 확보를 이유로 담장을 쌓으면서 양측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이웃하고 있는 대구과학대와 대구보건대가 담장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대구보건대 도서관 신축 건물 정면에 대구과학대가 통행로 확보를 이유로 담장을 쌓으면서 양측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같은 재단 소속 '형제 대학'이었다가 분리된 대구 북구 태전동 대구과학대와 대구보건대가 두 대학 경계선에 설치된 '담장'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두 대학은 고 김종옥 박사가 각각 1960년(대구과학대)과 1971년(대구보건대) 설립했으며 2007년 김 설립자 사망 후 별도의 법인으로 분리돼 형제들이 각각 운영하고 있다

양측의 다툼은 대구보건대가 8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 중인 신축도서관 건물(8층) 주출입구 정면에 대구과학대가 최근 높이 1.6m가량의 블록 담장을 쌓으면서 시작됐다.

대구보건대는 "담장이 신축 건물인 연마관 입구와 접해 있어 차량 진입과 학생들의 통행이 힘들게 됐다"며 "건물 신축시 대구과학대의 동의서를 받아 공사를 진행했는데 준공을 앞두고 담장을 쌓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15층 규모로 계획했다가 대구과학대 측의 일조권 침해 주장을 받아들여 8층으로 규모를 조정했는데 대구과학대 측이 일방적으로 담장을 쌓고 있다는 것이 대구보건대 측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대구과학대 측은 '적반하장'이란 입장이다.

대구과학대 관계자는 "담장을 쌓은 곳은 대구과학대 소유이고 대구보건대 측이 신축 공사를 하면서 철제 펜스를 설치한 곳에 담장을 쌓아 환경 정비 차원에서 담장을 설치했고 4m 정도의 도로도 확보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또 "신축 건물이 대구과학대 건물과 접해 있어 공사 기간 3년 동안 소음은 물론 통행로 차단으로 학생들의 불만이 엄청났는데도 대구보건대가 해결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두 대학은 대구보건대의 운동장 증축을 둘러싸고도 분쟁을 벌이고 있다.

대구보건대가 대구과학대와 경계를 접한 운동장 정비공사를 계획하고 있지만 대구과학대 측의 반대로 신축 허가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

대구보건대는 "공동으로 사용한 대운동장 사용을 대구과학대 측이 막아 운동장 증축공사를 계획했지만 대구과학대가 이사장 집무실 앞에 운동장이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구과학대는 "대구보건대의 지대가 대구과학대보다 5m 이상 높고 운동장 공사를 원안대로 하면 운동장이 더 높아져 과학대는 상당한 조망권 침해를 받는다"며 "설계 변경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지역 대학가에서는 "두 대학 모두 지역 전문대 중에서는 두각을 나타내며 선의의 경쟁을 벌여왔는데 선친 사망 이후 분쟁이 생겼다"며 "보도자료까지 내며 감정 싸움을 벌여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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