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감에 젖은 기분 반영하듯 아름다운 색채감 느끼게 해
미술과 음악이 함께 어우러져 하나의 예술적 하모니를 구성하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음악이 주는 파장과 미술이 주는 시각적 효과는 결국 하나의 공통된 감정으로 전달돼 사물이 가지는 고유의 아우라(Aura)를 만들어 내기도 하고, 시공을 초월한 새로운 예술 활동으로 발전해 그 감동을 배가시켜 주기도 한다.
현대 추상회화의 시조가 되는 파울 클레가 가지는 미술사적 의미는 사조적인 관점을 뛰어 넘어 'Optical Music'이라는 수식어가 아울릴 만큼 음악에서 오는 리듬감을 조화롭게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어려서부터 부모의 영향으로 미술과 음악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던 클레는 1898년부터 회화를 선택해 독일 뮌헨에서 그림공부를 시작했다. 1911년에는 칸딘스키와 마르크, 마케 등과 어울리며 이듬해인 1912년 '청기사 그룹전'에 출품하기도 했다. 당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쳤던 칸딘스키의 작품 속에도 찾아볼 수 있는 경쾌한 리듬감과 색채를 통한 음악적 하모니는 뒤늦게 미술공부를 시작한 클레에게 상당한 매력으로 다가온 것으로 보인다.
"내적 요소, 곧 감동은 어떤 일이 있어도 존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예술작품이란 하나의 눈가림에 지나지 않는다. 내적 요소는 예술작품의 형태를 결정한다"라는 칸딘스키 비평처럼 영적인 필연성을 중요시했던 클레는 음악을 통한 감동을 내적인 표현요소로 어떻게 표출해 내느냐에 대한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1914년에는 튀니지 여행을 계기로 색채에 대해 새롭게 눈을 뜨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창조세계로 들어갈 수 있었다. 당시 그는 "색채는 나를 사로잡았다. 나와 색채는 하나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 작품 〈세네치오〉는 클레의 생애에서 가장 행복감에 젖은 시대의 밝은 기분을 반영하듯 조화로움 속에서 아름다운 색채감을 느끼게 해 준다. 관상식물 세네치오가 주는 심상의 이미지를 아름다운 색채와 기하학적인 형체로 조합해 사랑스러운 소녀의 모습으로 만들어냈다. 오렌지색의 배경에 둥근 원형과 삼각형, 사각형이 어우러지고 흰색과 노랑, 빨간색은 마치 색상환의 배열을 옮겨놓은 듯 서로간의 조화로움을 더해 주고 있다. 기계적인 묘사보다는 색채가 가지는 리듬감을 기하 형태와 단순한 화면구성으로 재해석하고 표현하는 그의 진취적인 작품 활동은 표현주의 확산과 더불어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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