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진의 '과학으로 진화하는 축구'] ③축구화의 진화

입력 2010-06-10 10:03:57

경량화 기술집중, 한국팀 196g짜리 신어

축구화의 굽(stud)은 규정상 높이가 0.56㎝ 이하이며 굽 끝의 직경은 1.25㎝ 이상의 원형이어야 한다. 오래전의 축구선수들은 평평한 바닥의 일반적인 신발을 이용하였으나, 축구선수의 빠른 움직임과 방향 전환을 위해 굽을 박은 축구화가 생겨났다. 굽이 박힌 축구화는 아디다스사의 창업자인 '아디다슬라'가 설계했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의 결승에서 독일은 굽이 박힌 새로운 축구화를 신고 헝가리를 3대2로 물리치고 우승했다.

축구화의 구조를 살펴보면 과학화의 결정체임을 알 수 있는데, 굽이 박힌 제일 밑부분은 발에 대한 집중적인 압박감을 분산시키기 위해 세라믹 재질을 이용하며 그 위의 안창은 충격 완충에 용이한 재질을 이용한다. 굽의 숫자는 축구선수의 움직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침에 따라 선수위치나 개인적인 특성에 따라서 굽의 숫자를 달리한다. 공격선수들은 섬세한 몸놀림을 위해서 굽의 수가 적은 것, 수비선수는 순간적으로 큰 파워를 내거나 탄탄한 지지력이 요구되기에 굽의 수가 많은 것을 주로 이용한다.

축구화는 소가죽을 많이 이용하지만 가장 우수한 재질은 캥거루 가죽이다. 축구화의 끈은 풀림을 방지하기 위해 폴리에스테르와 면을 절반씩 혼합한 것을 주로 이용한다.

축구화는 볼을 차는 과정에서 직접적으로 접촉하기 때문에 축구선수의 가장 핵심적인 장비에 해당한다. 축구화는 착용 시 움직임 분석을 위한 3차원 입체영상분석기법, 압력센서와 적외선카메라로 바닥면의 압력분포를 측정하는 기법 등을 이용해서 전체적인 신발 무게, 신발 바닥면에 주어지는 충격량과 그 흡수상태, 표면의 탄력성과 발과의 접촉성을 높이기 위한 재질, 바닥면의 내구성, 발뒤꿈치의 움직임 조절 등이 우수하도록 제작하는데 노력해왔다.

축구선수들은 최대한 가벼운 신발을 선호한다. 마치 신지 않은 듯한 느낌을 가질 정도의 가벼운 축구화이면서도 킥이 효율적으로 수행될 수 있는 축구화가 요구될 것이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선을 보인 미국에서 개발된 축구화의 무게는 150g(그 이전까지는 일반적으로 약 250g)이었다. 우리 축구대표팀이 남아공 월드컵에서 착용할 축구화는 나이키가 최근 개발한 '메큐리얼 베이퍼'로, 기존 소재보다 3㎜나 얇아지고 내구성은 50% 향상되었으며 종전보다 49g 가벼워진 196g이다.

수중경기는 물론 운동 시 흐르는 땀으로 인해 발생하는 신발의 물기제거를 위한 노력도 중요한 과제이다. 축구화가 물기에 젖어 있거나, 땀이 차면 무거워지는 것은 물론 미끄러짐에 의해서 중심유지가 어렵다. 특히 물기 때문에 잔디가 미끄러워지면 축구화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물기 묻은 축구화를 가볍게 하기 위해 신발표면과 내부의 방수처리는 필수적이며, 이를 위한 소재의 개발이 강조된다. 축구화는 무엇보다 선수 자신의 발에 맞고 편안한 느낌을 주어야 할 것이다. 첨단과학에 의해 선수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축구화의 개발은 축구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김기진 계명대 체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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