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공월드컵 득점왕은 과연 누구

입력 2010-06-05 07:42:24

메시-비야, 누구 몸이 먼저 풀릴까

'별 중의 별은 누구?'

전 세계인의 이목이 2010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축구대회가 열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향해 있다. 우리 국민들은 12일 오후 8시 30분 열리는 조별리그 B조 그리스와의 첫 경기 응원을 위해 축구 국가대표팀을 상징하는 '붉은 옷'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월드컵에는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23)와 스페인의 다비드 비야(29), 잉글랜드의 웨인 루니(25), 코트디부아르의 디디에 드로그바(32) 등 전 세계를 대표하는 32개국의 스타 플레이어들이 모두 출전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등 세계 프로축구 무대를 통해 이미 스타로 등극한 이들은 화려한 골 잔치를 예고하며 득점왕(골든슈)을 노리고 있다.

1930년 우루과이에서 킥오프한 월드컵은 지난 80년 동안 펠레와 마라도나 등 숱한 불멸의 스타들을 낳았다. 역대 월드컵 본선 최다골의 주인공은 브라질의 호나우두. 그는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4골을 넣으며 월드컵 골 행진을 시작해 8골을 폭발시켜 득점왕에 오른 2002년 한·일월드컵과 3골을 추가한 2006년 독일월드컵까지 모두 15차례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단일 대회 최다득점 기록은 쥐스트 퐁텐느(프랑스)가 1958년 스웨덴월드컵에서 기록한 13골이고, 한 경기 최다골은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 올레그 살렌코(러시아)가 카메룬을 상대로 기록한 5골이다.

1978년 아르헨티나월드컵에서 켐페스(아르헨티나)가 6골로 득점왕을 차지한 후 1998년 프랑스대회까지 득점왕은 6골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 그러다 2002년 한·일대회 때 호나우두가 8골을 터뜨려 10골에 근접했지만 직전 대회인 독일대회 때는 5골(독일 클로제)로 다시 줄었다. 현대 축구에서 팀플레이가 강조되면서 한 선수의 골 독식이 어려워진 것이다.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리오넬 메시와 다비드 비야(이상 FC바르셀로나),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디디에 드로그바(첼시) 등 유럽 무대를 호령하고 있는 골잡이들이 득점왕 등극을 노리고 있다.

17일 한국과 맞붙는 아르헨티나의 메시는 가장 강력한 득점왕 후보다. 프로필만 본다면 득점왕은 이미 그의 것처럼 보인다. 2008-2009시즌 FIFA 올해의 선수로 꼽히며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 메시는 올 시즌 프리메라리가 정규리그에서 팀을 2년 연속이자 통산 20번째 우승으로 이끌며 34골로 득점왕에 올랐다. 그는 '마라도나의 재림'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현란한 드리블과 폭넓은 시야, 감각적이고 위력적인 왼발 슈팅을 자랑한다.

그러나 그는 월드컵 남미지역 예선(18경기)에서 4골(경기당 평균 0.22골)밖에 넣지 못해 체면을 구겼다. 본선에서 이중, 삼중으로 가동될 상대의 봉쇄망을 어떻게 뚫을 것인가는 메시가 뛰어넘어야 할 과제다.

스페인의 다비드 비야는 메시를 뛰어넘을 득점왕 후보로 꼽히고 있다. 득점왕이 되려면 팀이 우승 전력을 갖춰야 하는데, 스페인은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경기 수가 많아야 골 넣을 기회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실제 월드컵 전문 베팅사이트인 '베트온 월드컵 2010'은 득점왕 후보 1순위로 비야를 꼽았다.

비야는 월드컵 유럽예선에서 스페인이 터뜨린 28골 중 팀 최다인 7골을 뽑아냈다. 그는 올 시즌 프리메라리가에서도 20골(29경기)을 작렬시켰다. 월드컵 득점왕은 사실상 조별리그에서 당락이 결정되는데 스페인은 비교적 약체인 온두라스, 칠레, 스위스와 함께 H조에 편성돼 있어 그의 득점왕 가능성은 그만큼 커지는 셈이다.

축구 종주국 잉글랜드의 자존심 웨인 루니도 별들의 전쟁에서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2009-2010 프리미어리그에서 시즌 막판 부상으로 29골의 드로그바에 득점왕 타이틀은 넘겨줬지만 26골로 식지 않은 골감각을 자랑했다. 특히 잉글랜드가 1966년 본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정상에 오른 이후 46년간 우승에 목말라하고 있고 그 중심에 루니가 있다. 루니는 월드컵 유럽예선에서도 9골을 터뜨려 대표 팀 최다 골을 기록할 정도로 큰 무대에 강한 면모를 나타냈다. 90분 내내 쉬지 않고 달리는 루니의 발끝에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월드컵 최다인 5회 우승에 빛나는 브라질 삼바축구의 중원 사령관 카카(28·레알 마드리드)도 팀 우승과 함께 득점왕을 노린다. '하얀 펠레'로 불리는 그는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돌파력, 중거리슛 능력, 패싱력, 득점력 등을 고루 갖추고 있다. 다만 죽음의 조로 꼽히는 G조에 속한 브라질이 북한을 제외한 포르투갈, 코트디부아르의 압박을 어떻게 넘느냐가 관건이다.

이런 면에서 프리미어리그를 평정한 코트디부아르의 드로그바 역시 예선만 통과한다면 득점왕 타이틀을 노려볼 만하다. 드로그바는 "아프리카 대륙 최초로 열리는 월드컵에서 아프리카 출신 선수로 득점왕에 오르고 싶다"며 활약을 예고했다.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노리는 한국에서는 스트라이커 박주영(25·AS 모나코)과 이동국(31·전북 현대),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이 골 사냥에 나선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박지성은 지난달 24일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전반 6분 만에 상대 골망을 흔들며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의 활약을 예고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 1990년 대회 이후 월드컵 득점왕

1990 이탈리아 스칼라치 6골(이탈리아) 1994년 미국 살렌토 6골(러시아) 스토이치코프 6골(불가리아)

1998년 프랑스 수케르 6골(크로아티아) 2002년 한일 호나우두 8골(브라질) 2006 독일 클로제 5골(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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