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長, 한6·민7·선1·무2곳…한나라 참패 후폭풍 예고

입력 2010-06-03 10:07:44

민주, 서울 기초長25곳 중 21곳 등 전국 90여곳 장악

한나라당이 6·2지방선거에서 참패해 책임론이 불거지는 등 거센 후폭풍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 또한 민심을 읽어 국정운영 기조를 바꾸는 한편 조기 개각과 청와대 진용 재편 등 국정 쇄신 요구에 직면했다.

3일 지방선거 개표 집계 결과 한나라당은 광역단체장 16곳 중 서울(오세훈)과 경기(김문수) 등 수도권 2곳과 대구(김범일) 경북(김관용) 부산(허남식) 울산(박맹우) 등 6곳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반면 민주당은 광주(강운태) 전남(박준영) 전북(김완주)을 비롯해 7곳의 광역단체장을 차지하는 승리를 거뒀다. 민주당은 인천(송영길)을 차지해 수도권 교두보를 확보한 데 이어 충남(안희정)과 충북(이시종) 등 충청권 2곳을 확보하고, 한나라당 지지 기반인 강원(이광재)에도 진출해 전국 정당화의 기반을 마련했다.

민주당은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한명숙 후보가 개표 막판까지 1%포인트 내외의 초박빙 접전을 벌이는 등 선전했다. 야권은 또한 경남에서 친노 성향 무소속 김두관 후보가 한나라당 이달곤 후보를 제쳤고, 제주도에서도 친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우근민 후보가 친여 성향의 현명관 후보에게 신승했다. 자유선진당은 대전(염홍철) 1곳을 확보하는 데 그쳐 지역당 위상마저 흔들리고 있다.

전국의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은 전체 228곳 중 80여곳만 확보한 반면 민주당이 90여곳을 차지했다. 자민련은 충청권 14곳을 차지했다. 민주당은 특히 서울 지역 기초단체장 25곳 중에서 서초와 강남 송파 중랑 등 4곳을 제외한 21곳을 장악, 기초단체장의 권력 지형도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지방선거는 집권여당의 무덤이란 징크스를 다시 한번 확인한 셈이다.

여권은 당초 50%에 육박하는 이명박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율과 천안함발 '북풍'(北風) 등에 힘입어 압승을 기대했으나 참패함에 따라 충격에 휩싸여 있다. 승리한 민주당은 축제 분위기다.

조해진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선거 결과에 나타난 국민 여러분의 엄중한 뜻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더욱 겸손하고 성실하게 국민의 뜻에 부응하는 한나라당이 되도록 할 것" 이라고 말했다. 우상호 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명박 정권의 독선과 오만에 대한 국민적 심판이며 견제 세력이 필요하다는 국민의 지혜가 담긴 선거 결과"라며 "서민·중산층의 정당, 민주 정당, 남북평화와 화해협력을 추진하는 야당 본연의 임무를 더욱 성실히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는 개표 막판까지 시소게임을 벌이다가 47.46%를 득표해 46.81%를 얻은 민주당 한명숙 후보를 불과 0.6%차로 따돌리고 재선에 성공하는 드라마를 연출했다. 전국 투표율은 54.5%로 지방선거 사상 두번째로 높았다.

한편 전국 16개 시·도 교육감 선거에서 서울의 곽노현 후보와 경기의 김상곤 후보 등 6명의 진보 성향 교육감이 탄생해 향후 교육정책에 변화의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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