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주식·채권 모두 팔던 것과 대조
최근 들어 외국인 자금이 썰물처럼 한국 증시를 빠져나가고 있지만 외국인이 완전히 떠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국내 채권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계속되고 있고, 글로벌펀드 내 아시아 지역의 비중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게 이유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27일 채권시장에서 1조3천387억원(결제기준)을 순매수했다. 이로써 이달 누적 순매수 규모는 7조7천억원으로 늘었고 올해 순매수 규모는 32조6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65조원을 돌파한 외국인 상장채권 보유잔고는 70조원을 넘어섰다. 외국인은 지난 1월 5조3천246억원, 2월 5조7천578억원, 3월 6조2천645억원, 4월 7조5천136억원 등 채권을 계속 사들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안팎의 불안감에도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외국인들에겐 여전히 한국 시장이 상대적인 메리트를 유지하고 있다"며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일단 진정세를 보이자 글로벌 롱텀펀드 등 중장기 자금들이 채권 등의 매수 규모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2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외국인들이 주식과 채권을 모두 팔아 치웠던 것과는 달라진 양상이다. 유럽 재정위기와 대북 리스크의 부각으로 주식시장에서 대규모로 매도세를 나타낸 것을 감안하면 한국에 대한 시각 자체가 비우호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28일 보고서에서"외국인 매도세가 코스피의 반등 과정에서도 좀처럼 진정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2008년 글로벌 위기 때와는 달리 국내 채권을 대규모 순매수했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위험자산에 대한 비중을 전 세계적으로 줄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채권은 상대적인 안전자산으로 인식된 것"이라며 "특히 재정 건전성과 GDP성장률에서 한국의 투자매력도가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펀드 내 아시아 지역의 비중이 꾸준히 상승한 점도 외국인들이 한국 증시로 돌아올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 한 연구원은 "현재 글로벌 펀드에서 차지하는 투자비중이 유럽은 2006년 이후 최저치지만 아시아는 4년 중 최고치"라며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는 달리 시장별로 투자자들의 대응이 차별화된 것을 감안하면 한국 증시에는 호재"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재정위기 문제가 여전히 진행형이고 증시 변동성이 남아있어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연구원은"재정위기 해결과정에서의 진통이 남아있어 공격적 매수는 자제해야 한다"며"이익 전망치가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시장대비 낙폭이 컸던 종목 중 국내 기관 매수세가 유입되는 종목을 단기적 관점에서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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