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의 바닥은 어디일까. 국내 금융시장이 대북 리스크와 유럽 재정위기 등 대내외 악재에 속절없이 밀리면서 증시가 어느 선까지 떨어질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남북 관계에 돌발 변수가 많고 유럽 재정위기가 만성적인 문제라는 점을 이유로 증시가 1,500선 초반까지 조정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국내 경제의 기초 체력이 튼튼한데다 투매에 가까운 외국인 투자자의 '팔자'세가 진정되면 안정국면에 접어들 가능성도 있다.
◆추락하는 증시
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강보합세를 보였다. 오전 9시 4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8.22포인트 오른 1,568.05를 기록했다.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의 '팔자'와 연기금, 투신의 '사자'가 맞서며 1,570선을 오르내렸다. 같은 시각 원/달러 환율은 다소 내린 1천245원에 거래됐다.
국내 증시는 스페인 저축은행의 부실 문제로 남유럽 재정위기가 유럽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한데다 한반도 위기감 고조로 인해 불안감이 큰 상태다.
미국 증시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25일 다우지수는 장중 한때 1만포인트 아래로 떨어졌지만 금융개혁법안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저가 매수세에 힘입어 낙폭을 만회했다. 다우존스산업지수는 전일대비 22.82p(0.23%) 하락한 10,043.75에 장을 마쳤고, 나스닥지수는 2.60p(0.12%) 하락한 2,210.95를 기록했다. S&P500 지수는 전일대비 0.38p(0.04%) 상승한 1,074.0으로 마감했다. 유럽 증시는 남유럽 국가 경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하락한 채 마감했다. 영국 FTSE100 지수는 전일 대비 128.93p(-2.54%) 하락한 4,940.68을 기록했고, 프랑스 CAC40 지수는 2.90% 내렸다. 독일 DAX지수도 2.34% 떨어졌다.
아시아증시도 요동치긴 마찬가지였다. 25일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3.06% 하락한 9,459.89를 기록했다. 홍콩 H지수는 무려 4.57% 떨어진 10,729.05로 장을 마쳤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1.90%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1,530선까지 밀렸다가 연기금과 기관이 5천359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방어한 끝에 낙폭을 줄였다. 코스닥시장은 더 큰 타격을 입었다. 코스닥지수는 장중 8%대 폭락세를 보이다 26.37포인트(5.54%) 내린 449.96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4월 6일 447.94 이후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바닥은 어디일까
지수가 단기간에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주요 저항선들은 모두 무너진 상태다. 경기선으로 불리는 200일 이동평균선은 1,620선, 12개월 이동평균선은 1,601선이다.
전문가들은 유럽발 재정위기가 고질적인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재정위기에 빠진 유럽 국가들이 긴축에 들어갈 예정인 가운데 그 소비 감소분을 메워줄 다른 경제주체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또 남북 관계는 돌발 변수가 많아 언제든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그러나 북한 리스크가 국내 기업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는 만큼 이번에도 그 여파가 경제 전반으로 확대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또 국내 경제의 기초체력이 튼튼하고 지난해 하반기 이후 두바이 사태나 미국 금융규제, 중국 긴축 등 각종 외풍에도 1,550~1,750선에서 박스권을 형성했다는 점에 비춰 주가가 바닥에 근접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1,540~1,550선에서 바닥을 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증권은 코스피가 1,470~1,550선에서 바닥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당분간 변동성이 크겠지만 바닥이 멀지 않았다는 것. 양정원 삼성자산운용 주식운용총괄 본부장은"코스피지수가 1,750선 고점에서 10% 정도 떨어졌기 때문에 1,550선이 하락 하한선으로 본다"며 "이 수준이면 조정이 얼추 마무리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주가 폭락 사태를 저점 매수 기회로 삼거나 당분간 증시를 관망한 뒤 시장이 정상화되면 돌아오는 것도 투자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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