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최근 전국 15개 공군비행장 주변 건축물의 고도제한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구의 K2비행장은 실질적 혜택이 없고 포항비행장은 아예 완화 대상에서도 누락됐다. 이로 인해 대구와 포항 지역은 막대한 경제적 손실과 함께 지역 개발 사업의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그렇지 않아도 동남권 신공항 건설이 미궁에 빠진 터에 고도제한 완화까지 차별하니 무슨 억하심정인지 모르겠다.
특히 포항공항 주변을 고도제한 완화 조치 지역에서 제외한 이유를 알 수 없다. 군 당국은 주변 영구 장애물을 기준으로 이른바 '차폐 이론'을 적용해 비행장 주변에 대한 고도제한을 완화했다고 했다. 그러나 포항공항은 항공기 이착륙 지점에 인덕산이 터 잡고 있는데다 활주로 인근에 고도제한 높이를 초과한 포항제철소의 굴뚝이 설치돼 있으나 20년 이상 비행 안전에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군 당국은 비행 안전 5구역에 포함된 포스코의 신제강공장에 대해 고도제한을 초과했다며 공사중지 명령을 내려 10개월 가까이 공사가 중단되고 있다. 신제강공장은 1조 4천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대형 사업으로 공사 중지에 따른 경제적 손실만 약 5천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군이 고도제한에 예외를 두지 않았다면 굳이 이번 조치를 비난할 이유가 없다.
공군은 초고층(112층) 건물인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 건립을 반대하다 서울공항 활주로 방향을 3도가량 변경하고, 장비를 보완하는 조건으로 승인한 바 있다. 목포비행장의 경우도 공단 입주업체들의 규제 완화 건의에 공항 등급을 하향 조정하면서까지 고도제한을 풀었다. 비행 구역도 아닌 포항제철소를 고도제한 지역으로 묶어 지역 산업 경쟁력에 타격을 주는 조치를 이해할 수 없다. 포스코의 용역 결과에서도 안전 비행에 전혀 지장이 없다고 하지 않는가.
대구 K2비행장도 마찬가지다. 동대구역세권을 비롯해 신암동 뉴타운, 이시아폴리스 등은 이번 고도제한 완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수혜를 누리지 못한다. 비행 안전 5'6구역인 동대구역세권은 고도제한이 완화되지 않으면 고밀도 개발을 추진할 수 없어 개발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K2와 포항비행장 고도제한 완화 요구는 생떼가 아니다.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논리가 뒷받침된다면 고도제한을 완화하는 게 마땅하다. 국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행정이 참행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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