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스포·레포츠] 대구FC 유소년클럽

입력 2010-05-20 14:07:55

에너지 충분히 소비…체력증진'스트레스해소'식욕증진'숙면 등 효과

"앞에 있는 고깔이 수비다. 수비한테 공 뺏기면 안 되지? 한 명씩 차례로 시작!""예~."

"골 넣는 사람이 골키퍼다." "예~."

마냥 신난다. 모두 공 하나씩 들고 순서를 기다린다. 헐렁한 조끼를 입은 모습이 귀엽다. 공 하나에 우르르 몰린다. 드리블하며 헛다리짚기도 해본다. 밝고 해맑은 아이들 얼굴엔 즐거움과 진지함이 함께 묻어난다. 11일 대구FC 유소년축구센터에서는 아이들이 축구공을 차며 마음껏 뛰어놀고 있었다. 대구시민프로축구단 대구FC가 운영하는 유소년클럽이 인기다. 선수 육성을 위한 선수반, 축구 저변 확대 및 취미 생활을 위한 보급반 등 두 가지다.

보급반 회원은 현재 136명이다. 유치부 16명, 초교 1'2학년 26명, 3'4학년 28명, 5'6학년 24명, 중등부 12명, 범물복지관 제휴클럽 30명이다. 이 밖에도 분소 개념인 '계명대와 함께하는 축구교실' 회원 49명이 더 있다. 이들은 말 그대로 축구가 좋아 배우러 오는 회원들이다. 보급반 회원 중 선수가 되길 원하고 실력이 좋은 경우 테스트를 통해 선수반으로 갈 수도 있다.

아이들에게는 물론 부모에게도 인기 만점이다. 방과후 또래 문화와 놀이가 없는 현실에서 야외에서 공을 차고 친구들과 몸을 부딪치며 놀 수 있는 기회와 공간을 제공한다는 것만으로도 매력적이다. 아이들은 넓고 안전한 곳에서 운동하며 에너지를 충분히 소비할 수 있어 체력 증진은 물론 스트레스 해소, 식욕 증진, 숙면 등의 효과도 얻을 수 있다.

황덕규(7)군의 어머니 정수경(34)씨는 "아파트 생활을 하다 보니 아래층 눈치가 보여 집에선 '뛰지 마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다시피 하는데 여기선 마음껏 뛰어놀 기회를 줄 수 있어 만족한다"고 했다. 박혜경(31)씨는 "아들 성훈(7)이가 축구를 시작한 뒤 체력이 좋아지고 감기도 덜 하는 것 같아 좋을 뿐 아니라 소심하고 부끄럼 많던 아이가 붙임성이 생기는 등 성격이 밝아진 것 같아 더 기쁘다"고 했다.

대구FC 클럽 또 하나의 축인 선수반은 U-18, U-15, U-12로 나뉜다. 프로구단 산하에 유소년클럽을 두고 우수 선수를 조기 발굴, 육성해 선점하는 유럽식 시스템이다. 현재 U-12는 초교생 25명, U-18은 고교생 30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U-18은 현풍고 축구팀을 지정해 대구FC에서 지원'운영한다. 이들은 수업만 현풍고에서 할 뿐 소속은 대구FC 클럽이다. U-15팀은 아직 없지만 현재 U-12 소속 6학년을 중심으로 올 7월쯤 창단할 예정이다.

선수반의 기량은 급성장하고 있다. U-12 선수반의 경우 대한축구협회 주말리그에서 대구지역 중상위권을 달리며 학교 소속 축구팀과 거의 대등한 수준으로 올라섰다. 등록 클럽 16개, 학교 6개 등 22개 팀이 3개조로 나눠 겨루는 주말리그에서 U-12 선수반은 14일 현재 8승2패로 C조 2위를 달리고 있다. 경기 내용은 더 좋다. 지난해 반야월초교와 두번 겨뤄 0대8, 0대9 등 야구 스코어로 대패했지만 올해는 0대1로 아깝게 졌다. 또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학교 축구팀에게 2승을 거두기도 했다.

한동윤 대구FC 클럽 U-12 감독은 "대구FC 선수단이 가끔 이곳에 와서 훈련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선수들을 가까이서 직접 볼 수 있어 많이 좋아하고 축구에 재미를 붙이는 동기도 부여한다"고 했다. 그는 또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다 보니 부모님 중에선 '공부 열심히 하면 보내준다'며 학습 '유인책'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며 "한번 시작하면 중간에 그만두는 경우가 별로 없어 6세에 들어오면 대부분 초교 3, 4학년까지 계속한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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