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비의 성공투자 다이어리] ⑪부동산은 왜 올랐나

입력 2010-05-13 07:26:06

국제·정치 알아야 흐름 읽어

미래는 준비한다고 반드시 오는 것이 아니다. 확신을 갖고 만들어가는 것이라면 그 미래를 만들 수 있는 확신이란 뭘까? 특히 부동산 분야에 있어선 다른 상품과 달라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면 미래를 준비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과거속에 들어가 부동산이 왜 올랐나를 찾는 일이다.

1970년대 후반, 1980년대 후반, 2001년부터 최근까지 부동산 가격 급등기에는 모두 시중에 돈이 너무 많이 풀렸다. 또 과거 3차례 동안 주택공급이 부족했다는 공통점이 생긴다.

1970년대 후반 1차 급등기는 급속한 경제 성장으로 농촌을 떠나 사람들이 도시로 몰려들면서 부동산의 양적팽창이 이뤄졌던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래서 도시의 주택난은 밀려드는 수요를 수용하지 못해 갈수록 악화됐다. 마침 1970년대 말 '중동특수'로 벌어들인 오일달러가 시중에 풀리면서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다.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부동산 가격은 1980년대 말에 2차 급등기를 맞게 된다. 1980년대 초반 경기침체로 주택공급이 충분하지 않아 주택이 부족했고 급속한 도시화, 산업화의 팽창은 1986년부터 1988년까지 3저호황에 따른 대규모 국제수지 흑자로 시중에 돈이 넘쳐났던 것이 부동산값 상승의 원인이었다.

또 2001년 말부터 지속됐던 3차 급등기는 과거와 달리 부동산의 양극화 현상까지 빚어지게 된다. 과거 1, 2차 급등기가 전국적 현상이었고 기간도 2, 3년에 불과했다면 3차 급등기는 다른 특성을 갖는다. 서울과 수도권을 축으로 한 국지적 현상인데다 가격상승 국면이 오래 지속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렇다보니 부동산 급등기에는 서울 강남 아파트가 제일 먼저 많이 오르고 부동산 하락기에도 강남 아파트는 제일 늦으면서 적게 내린다는 설이 생겨날 만큼 부동산 시장에 내성이 생긴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3차 급등기의 원인은 IMF 외환위기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부는 외환위기로 경기가 급속히 위축되자 경기를 살리기 위해 부동산 경기 활성화 시책을 추진했다. 이때 ▷분양가 규제 폐지 ▷소형 의무비율 완화 ▷분양권 전매허용 ▷취등록세 및 양도세 완화 ▷대출이자에 대한 소득세 감면까지 대대적인 규제완화가 이뤄졌다. 하지만 결국 이런 정책들은 유례없는 장기상승이라는 결과를 초래하고 만다. 투기를 막지 못한 것이다.

이처럼 필수 규제를 풀어버린 결과는 외환위기 후 부족한 택지의 공급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시차를 두고 집값 상승으로 이어졌다.

2000년 이후 계속된 저금리 기조는 엄청나게 풀린 시중 유동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릴 수밖에 없었다. 이렇듯 상투의 시점에 다다르면 가격은 하락세로 돌아서게 마련이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재테크의 고수와 초보의 차이는 이렇게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초보인 개미군단은 상투를 잡은 다수의 사람이 될 수 있고, 개미군단이 몰려올 때 투자자산을 처분한 사람은 고수인 셈이다. 결국 부동산 상승의 원인은 과거에서 찾아본다면 과잉유동성이 아닐까?

권선영<다음(Daum)카페 왕비재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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