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공원 동물원도 "구제역 방역중입니다"

입력 2010-05-12 10:18:32

구제역 남하·확산…40여마라 사슴 라마 때문

이대식 달성공원 사육사가 방역옷을 입고 사슴사육장에서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이대식 달성공원 사육사가 방역옷을 입고 사슴사육장에서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지난달 인천 강화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경기도 김포와 충북 충주를 거쳐 충남 청양까지 남하·확산하면서 대구 달성공원 동물원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동물원은 방역소독을 강화하는 한편 구제역에 노출될 수 있는 동물들의 건강 상태를 수시로 체크하면서 혹시나 모를 구제역 확산에 대비하고 있다.

11일 오후 대구 중구 달성공원. 입구부터 붉은색으로 굵게 쓰인 '방역소독중'이라는 경고 문구가 선명하다. 관람객들이 드나드는 공원 출입문에는 소독약이 분사된 발판 소독 매트가 넓게 깔려 있다. 달성공원에는 구제역에 노출될 수 있는 40여마리의 사슴·라마가 사육되고 있기 때문이다.

입구 오른쪽 사슴 사육장에서도 방역작업이 한창이다. 마스크를 쓰고 방역 옷을 입은 사육사들이 방역통을 어깨에 멘 채 사육장 곳곳에 방역약품을 살포하고 있었다. 수의사들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사슴·라마의 입과 발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실시간 건강상태를 체크했다. 2주 전부터는 공원 입구에 고압 공기 분사기를 설치해 관람객들에게 공기 샤워까지 권장하고 있다.

달성공원 서미숙 수의사는 "구제역 증상은 사슴의 발과 입안에 물집이 잡히는 것"이라며 "사슴들이 이런 증상이 있는지 없는지 하루에도 여러 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사슴 사육장이 공원 입구와 맞닿아 자칫 사육장에 구제역이 퍼질 경우 공원 전체를 폐쇄해야 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어 연일 구제역 방역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조유정 사육담당은 "소독약이 마르기 전에 수시로 방역작업을 하는 등 구제역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공원관리사무소 측은 공원 소독 횟수를 하루 한 번에서 두 번으로 늘렸고, 소독 효과가 탁월한 석회가루까지 사육장에 뿌렸다.

사슴 먹이인 건초도 방역 대상이다. 건초는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어 더 철저한 방역 대상이 되고 있다. 동물원 측은 관람객들이 동물 우리에 먹이를 던져 주는 행위도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다.

15년 경력의 이대식 사육사는 "먹이를 통해 구제역이 퍼질 수 있는 만큼 관람객들의 먹이 주기도 금지했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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