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군 북면 일대에 서식 중인 1급 멸종 위기 동물 산양(천연기념물 217호)이 최근 19마리나 떼죽음을 당했다. 울진 지역 전체 산양 개체 수의 20%에 가까운 비율이라고 한다. 아직 집단 폐사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폭설과 저온 현상으로 인해 굶어 죽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9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산양은 우리나라 전국에 분포해 서식했다. 하지만 1950, 60년대 무분별한 포획으로 개체군의 크기가 급격히 감소해 멸종 위기에 처했다. 2002년 환경부의 산양 서식 실태 조사에 따르면 강원'경북'충북 등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600~700개체가 서식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하지만 설악산과 울진-삼척-봉화군 등 4개 지역만 100개체 이상 안정적인 서식 환경이 조성돼 있을 뿐 다른 지역은 그렇지 못해 보전 및 관리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이번에 폐사한 울진 지역 산양 가운데 4마리는 새끼를 밴 7∼10년생 암컷이다. 생식 가능한 연령대의 어미들이 죽어 산양 개체 수 보전에 큰 차질이 우려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산양의 떼죽음을 자연재해 탓만으로 돌리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당국의 부실한 산양 보호 대책이 그 원인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몇 차례의 먹이 주기 행사로 산양이 살아남기를 바라는 것은 요행이다. 폭설 등에 대비한 산양 보호소 설치나 관리인'의료진 등 전문 인력을 배치하는 등 세심한 배려를 했어야 했다. 울진군의 경우 야생동물 보호 업무를 맡은 공무원이 고작 1명이라니 산양은커녕 다른 야생동물이라도 제대로 관리될지 의문이다. 더 이상 산양이 희생되지 않도록 긴급 구호 대책을 세워야 한다. 서식지 환경에 대한 정밀한 조사와 개체 수 파악 등을 통해 종합적인 산양 보호 대책 수립을 서둘러야 한다. 방치하다 멸종된 후 부랴부랴 종 복원한다고 또다시 허둥댈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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