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워진 장바구니'…채소·과일류값 최고 2배 폭등

입력 2010-04-30 10:32:40

100년만에 이상 저온, 곳곳서 시름과 한숨

잦은 비와 이상저온 현상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확산되면서 '식탁 물가'가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대구기상대에 따르면 3월 1일부터 4월 20일까지 일조시간은 228.5시간으로 평년(348.7시간)보다 120.2시간 적었고, 평균 강수 일수는 20일로 평년보다 7.2일 많았다. 4월 하순 최고기온이 41년 만에 10℃ 아래로 떨어지고 이틀 연속 눈까지 내리는 등 봄이 실종된 상태다.

이에 따라 경북지역 농민들은 일조량 부족으로 이미 많은 피해를 본 데다 이상저온으로 인한 냉해까지 겹치면서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경상북도에 따르면 냉해로 인해 가장 많은 피해를 보고 있는 과수는 자두와 배, 복숭아 등. 꽃눈이 개화하는 시점에서 냉해를 입어 생육에 지장을 받고 있다. 상주와 영천, 의성, 경산지역이 냉해가 큰 것으로 경북도는 파악하고 있다. 잦은 기상 이변에 대비하기 위해 많은 농가가 농작물 재해보험에 가입했지만 동해나 냉해에 가입한 농가는 많지 않아 피해 보상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참외와 같은 일부 농작물 경우 작년에 비해 수확량이 50%나 떨어지는 등 농작물 작황이 역대 최악의 상태를 보이면서 채소류와 과일류 가격이 크게 올라 서민 가계에도 지장을 주고 있다.

농협달성유통센터에 따르면 27일 무 한 포대(18kg) 가격은 1만6천원으로 지난해 6천400원에 비해 2배 이상 뛰었으며 대파는 1단에 750원에서 1천850원으로 올랐다. 가시오이(10kg)는 1만4천원에서 2만5천원으로 79% 뛰었다.

이처럼 채소류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것은 보통 4월 말이면 봄 채소가 나와 가격이 내리지만 올해는 냉해 탓에 봄 출하가 늦어진 데다 출하량도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참외와 토마토 등 봄철 과일 값도 계속 오름세다. 지난겨울 잦은 폭설과 함께 한파가 이어졌고 일조량도 충분하지 않아 과일 수확량이 30~50% 감소한 탓이다.

성주참외원예농협공판장에 따르면 27일 참외 15kg 평균 가격은 11만원으로 지난해 6만2천원에 비해 77.4% 뛰었다. 멜론(15kg)은 5만5천원에서 6만~6만5천원으로, 토마토(10kg)는 2만5천원에서 3만2천원으로 각각 올랐다.

이태암 경북도 농수산국장은 "냉해로 인한 과수 피해 정밀 조사에 착수했다"며 "정밀조사 결과를 토대로 복구 계획을 수립한 후 정부에 복구비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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