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양 보호대책이 겉돌고 있기 때문에 산양이 떼죽음을 당한 것이 아닌가?"
최근 울진에서 1급 멸종위기 동물인 산양 19마리가 잇따라 사체로 발견(본지 3일자 4면, 28일자 6면 보도)되면서 관련 기관의 산양 보호 대책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울진군 북면 두천리 일대 산 속에서 벌어진 산양들의 떼죽음 원인은 일단 올봄까지 계속된 폭설 등 이상저온 현상으로 산양들이 먹이를 못 구해 굶어 죽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산양들의 무더기 폐사를 자연재해로 인한 먹이 부족만으로 돌리기에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울진군의 경우 야생동물 보호 업무를 자연녹지과 공무원 한 명이 다른 많은 업무와 함께 담당하고 있다. 야생동물 보호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인력마저 부족한 것이다. 또 야생동물 감시원 2명을 채용해 밀렵 감시와 동물 보호를 하고 있지만 역시 전문성이 떨어진다. 행정기관과 정부의 체계적인 연구와 조사가 없어 산양과 같은 야생동물 서식지와 개체 수 등에 대한 자료조차 없는 실정이다.
그나마 매년 11월부터 2월까지 두 차례 정도 수백만원을 들여 과일이나 곡식류, 감자, 고구마 등을 산 속에 동물먹이로 뿌리지만 멧돼지나 고라니 등도 함께 먹기 때문에 산양 먹이로는 부족하다는 얘기도 있다. 최근 울진군과 환경부 직원 30여명이 산양 먹이인 건초 400㎏을 구입해 북면 일대에 뿌린 야생동물 먹이주기 행사도 일회성 대책이라는 비판도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산양 서식지와 개체 수를 정확히 파악한 후 야생동물 전문가가 자연환경 변화에 따른 대책을 마련하고 이를 지방자치단체가 실행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산양 보호 대책"이라며 "이렇게 하려면 더 많은 예산과 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구지방환경청 자연환경과 관계자는 "향후 산양 서식지에 먹이 주는 곳을 설치하는 등 보호 활동이 필요하다"며 "2008년부터 유전자 분석 등을 통해 산양에 대한 자료 수집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울진·박진홍기자 pj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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