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안보는 빈틈없는 대비와 단호한 대응에 달렸다

입력 2010-04-20 10:58:35

이명박 대통령이 19일 천안함 추모 연설에서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안보 의식을 강화하고 국가 안보 체계를 재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이번과 같은 도발 행동을 했을 때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를 당해 느낀 자괴감의 표현인 동시에 어떤 대응이 최선의 길인지에 대한 고민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연설 내용을 역으로 이야기하면 안보 시스템에 구멍이 뚫리면서 국가가 위급에 처했다는 말이다. 당연히 시스템 전반에 걸친 점검과 반성이 뒤따라야 하는 것이다. 이는 군의 역할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국민의 안보 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처럼 적전 상황에서 여론이 흩어지고 갈라진다면 그 어떤 치밀한 안보 시스템도 무용지물이다.

이 대통령은 외교안보자문단 간담회에서 "북한이 연루됐다는 물증이 확보되면 어떻게 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당연히 고민스러울 것이고 신중한 선택과 결단이 요구되는 일이다. 하지만 국가 안보를 해치는 도발에 대해서는 한 치의 주저함이나 양보가 있어서는 안 된다. 과거 북한의 도발과 테러에 별다른 제재 없이 그냥 넘긴 결과가 어떤 것인지 천안함 사건이 잘 보여주고 있다.

국가 안보는 말로만 되는 게 아니다. 빈틈없는 대비 태세와 단호한 결행 의지가 필수다. 민관군이 하나로 뭉치고 직접 행동으로 보여줄 때 비로소 지켜지는 것이다. 9'11 테러의 비극을 겪은 미국이 빠르게 슬픔을 이겨내고 원상을 회복할 수 있었던 것도 지도층과 국민 모두가 미국이라는 전체를 생각하고 최선의 선택을 한 결과다. 지금 우리도 같은 처지에 놓여 있다. 천안함 교훈을 거울삼아 모자라는 점은 빈틈없이 메우고 대한민국을 위태롭게 만드는 도발에 대해서는 끝까지 응징하는 단호한 결의가 필요한 때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