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리학 최고의 고전 '적천수'의 저자 유백온과 명 건국 황제 주원장
역사에 위대한 제왕이 있으면 그 옆에는 제왕을 보필한 뛰어난 책사가 있기 마련이다. 주의 문왕과 무왕에게는 강태공으로 알려진 태공망 여상, 춘추전국시대 제 환공의 관중, 한고조 유방의 장자방, 유비의 제갈량, 당 태종의 위징 등 뛰어난 책사나 참모가 있었다. 거지에서 황제로 명을 건국한 주원장(朱元璋·1328∼1398)에게는 유백온(劉伯溫·1311∼1375) 이라는 걸출한 책사가 있었다.
중국 역사상 가장 뛰어난 책사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그의 출중한 능력은 다음과 같은 세간의 평가가 말해 준다. "천하를 세등분한 것은 제갈량이요, 강산을 하나로 통일한 것은 유백온이다." 주원장도 유백온을 평가하면서 "나의 자방"이라고 불렀을 만큼 최고의 책사였다. 그는 장강 삼각주 남쪽 날개 부분에 해당하는 절강성의 여수시 청전현에서 태어나 원의 벼슬을 하다가 낙향하여 은거 중 주원장의 거듭된 요청에 응하여 주원장의 책사가 되었다.
한편 주원장은 1344년 17세 때 부모와 큰형이 전염병으로 죽자 황각사에 들어가 승려가 되어 떠돌았다. 1352년 25세 때 홍건적의 무리인 곽자흥의 병사가 되어 곽자흥의 양녀 마수영과 결혼, 진무-총관-원수-승상-오국공-오왕을 거쳐 황제가 된 인물이다. 당시 중국은 원을 타도하고자 한족의 농민군으로 편성한 홍건적이 전국적으로 할거했는데, 그 중 일부 세력이 1359년과 1360년에 고려를 침공하여 공민왕이 안동으로 몽진한 적이 있던 시기였다. 주원장은 홍건적 군벌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3대 세력(장사성, 진우량, 주원장)의 하나로 발돋움한다.
유백온은 고향에서 20년 동안 은거하다가 주원장의 부름을 받아들여 응천(지금의 남경)에서 제갈량이 유비에게 '천하삼분지계'의 '융중대책'을 논했듯이 주원장에게 계책을 논한다. 그 내용은 소명왕인 한림아를 받들지 말고, 먼저 진우량을 치고 장사성을 쳐서 중원을 평정하라는 내용의 '시무십팔책'이었다. 이 계책에 따라 1363년 진우량의 65만 병력과 주원장의 20만 병력이 서로의 운명을 걸고 한달 이상 혈전을 벌인다. 이 전투는 세계 수전사상 최대의 전투로, 나관중의 삼국지 적벽대전의 모티브를 제공한 '파양호 전투'이다. 유백온은 1368년 명 건국 후 성의백이 되고 홍무 4년 홍문관 학사로서 벼슬을 버리고 고향에 낙향한다. 아마 이 기간에 하늘의 비밀을 흘린다는 내용의 자평명리학 최고의 고전 적천수(適天髓)를 저술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명리학을 공부하거나 철학을 업으로 하는 분들이 적천수의 해설서인 진소암의 적천수집요(適天髓輯要), 임철초의 주석을 원수산이 발간한 적천수천미(適天髓闡微), 중화민국의 서락오가 증주한 적천수징의(適天髓徵義)와 적천수보주(適天髓補註) 등을 수십번 정독하면 음양오행의 이치와 자평명리의 심오한 이치를 어느 정도 깨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저서들이 우리나라에 번역돼 나온 지는 겨우 10년 남짓 되었다. 번역서를 한번 정독하려고 해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보통 자평명리학을 공부하고자 하면 자평진전(子平眞詮)을 보고 궁통보감(窮通寶鑑)과 마지막으로 적천수를 보는 것이 공부하는 순서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작금의 명리학계에서는 이런 고전을 공부하고 영업을 하는 분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이런 명리학 고전의 제목도 모르는 분들이 손님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고 있으니, 천하를 통일하고 적천수를 저술한 유백온이 하늘에서 통탄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이번 기회에 명리학의 진수를 파헤친 유백온이 저술한 '적천수'를 강호의 명리학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혜명동양학연구원장(다음카페-혜명동양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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