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함미가 15일 서해의 차가운 물속에서 20일 만에 인양되면서 실종 장병 36명이 조국의 품에 되돌아왔다. 하지만 싸늘한 주검이 된 침묵의 복귀였다. 찾지 못한 실종자 8명에 대한 수색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피격 과정에서 산화(散華)했거나 유실됐을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지만 한 명도 빠짐없이 전원 복귀해야 한다는 심정은 국민 모두가 같을 것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대한민국 해군으로서 임무를 다하다 맞은 최후였기에 그러한 마음 더욱 간절하다.
정부와 군은 최후의 한 명까지 정성을 다해 수습하고 적절한 예우로써 그들의 희생에 보답해야 한다. 국가의 부름을 받고 조국 수호의 책임을 다한 그들이기에 마땅히 그럴 자격이 있다. 또한 유가족들의 슬픔과 고통도 달래주어야 한다. 엄한 남북 분단 상황에서 맞은 비극이어서 유가족의 슬픔은 더욱 클 것이다. 그래서 이 땅에서 살아가는 모든 국민들도 내 일처럼 여기고 함께 고통을 나눠야 한다.
험한 바다를 내 집처럼 여기고 불철주야 영해 수호에 앞장서다 마침내 산화한 천안함 장병들을 기억하는 것은 국민 된 도리다. 비록 그들의 이름은 비석에만 남아 전해질지 모른다. 그럴지라도 천안함 장병 46명 모두 자랑스런 대한민국 해군이었음을 국민들이 길이길이 기억한다면 그들도 영원한 안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이 시점부터는 천안함 침몰 원인을 정확히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희생자들을 볼 낯이 서기 때문이다. 군 당국은 함미에 대한 1차 조사 결과 천안함을 저 지경으로 만든 수단이 기뢰보다는 어뢰일 가능성이 훨씬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어뢰 등의 직접 타격보다는 수중 폭발에 따른 '버블 제트'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그러나 섣부른 결론보다 모든 물적 증거를 확보하고 과학적이며 객관적인 조사가 우선이다. 최종 판단은 모든 정황과 증거를 재구성해 움직일 수 없는 결론을 낸 후에 해도 늦지 않다. 이런 슬기로운 자세와 인내심만 있다면 그 어떤 곤경도 극복해낼 수 있다. 남은 우리가 이제 어떻게 사태 수습을 해나가는지 천안함 장병들의 넋도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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