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팝송 프로그램의 작가인 나는 대스타가 탄생하는 데는 어느 정도의 공식이 있다는 걸 팝스타들의 일화를 통해 알게 됐다. 음악을 향한 열정이 대단하다는 것, 그리고 그 열정만큼 소신과 고집도 대단하다는 것이다.
그들은 다른 건 몰라도 자신의 음악에 관해서는 물러설 줄 몰랐다. 영화 '추억'의 여배우이자 가수인 바버라 스트라이젠드가 그랬고, 마이클 잭슨,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그랬다. 그리고 여기에 하나를 더 보태라면 가수와 프로듀서, 가수와 작곡자, 그리고 멤버들의 운명적인 만남, 바로 '인연'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 유명한 비틀스의 멤버 존 레논과 폴 매카트니의 만남도 그랬다. 둘은 한 교회의 자선 행사에 참석했는데 당시 존 레논은 '쿼리먼'이라는 그룹의 리더였다. 그의 나이 열여섯. 공연이 한창인데도 사람들은 그의 음악에 별 관심이 없었다. 생소하기도 하고 설익기도 한 그들의 음악은 그저 축제를 빛내주는 배경 음악 정도로밖에 들리지 않았다. 그런데 당시 열다섯 살이던 폴 매카트니는 이 밴드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공연이 끝나고 폴 매카트니는 멋진 음악에 대한 답례로 기타 연주를 들려주었고, 둘은 그렇게 서로의 재능을 한 번에 알아봤다. 그리고 4년 뒤 그들은 '비틀스'를 탄생시켰다.
서로를 알아보는 것. 나는 '인연'을 이렇게 정의해보곤 한다. 아주 오랜 시간, 어디에서 무엇을 했건 지금 이 생에서 서로를 알아볼 수 있다는 건 아마 서로가 서로를 그만큼 그리워했다는 뜻일 것이다. 아주 오랜 시간, 기도했을지도 모른다. 언제라도 좋으니 꼭 한 번 만나게 해 달라고 말이다.
새삼 내 주위 사람들을 돌아보게 된다. 얼마나 귀한 인연들인가. 얼마나 오랜 세월 그리워했던 존재들인가. 그렇게 생각하면 사람이라는 존재가 가슴 절절해진다. 너와 내가 이렇게까지 사랑하고, 애달프고, 때때로 세상에서 제일 미워지는 이유를 어떻게 달리 설명할 수가 있을까. 아마도 인연일 것이다. 서로를 본 순간 나도 모르게 나는 이미 너를 알아보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 너도 이미 나를 알아보았다. 우리는 그렇게 만났다.
우리의 만남에 이보다 더 멋있고 더 완벽하고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설정은 없을 것이다.
그렇게 만난 너와 내가 만들어가는 하루하루는 정말이지 행복해야 한다. 행복할 일이 없다면 찾아서라도, 만들어서라도 행복해야 한다. 그것이 너와 나의 인연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 것이다. 전문주 방송 작가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이철우 "안보·입법·행정 모두 경험한 유일 후보…감동 서사로 기적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