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도서관 만들기'동참 글뿌리 출판사 류일윤 대표
류일윤(45) '글뿌리 출판사'·'말문이 터지는 영어' 대표는 이 말을 가슴 깊이 새기고 산다. 말 장난 같은 문장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곱씹어볼수록 '진리'를 담고 있는 말이라고 했다. 사람들은 책 속에서 세상을 배우고, 사람을 배운다. 최소한의 교육이라도 받은 사람이라면 책의 영향을 받지 않은 사람이 없을 터. 책을 쓰고 만든 사람보다는 책이 변화시킨 사람이 당연히 더 많은 것이다.
◆책으로 '희망'을 나눈다
류 대표는 "책은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가졌다"며 "책을 통해 세상에 기여하고 싶은 욕심이 크다고 했다. 지난 8일 매일신문사와 '행복한 도서관' 만들기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기 위해 파주에서 대구까지 먼 길을 한달음에 달려온 것도 책을 통해 따뜻함을 나누고 싶은 그의 마음 때문이다. 류 대표는 앞으로 매일신문사가 지역아동센터 등지에 만들 '작은 도서관' 사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로 했다. 작은 도서관이라고는 하지만 한 곳당 들어가는 책이 1천500여권 안팎. 20곳만 만들어도 3만권이 넘는 책이 들어가다보니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좋은 일에 동참하게 해 주셔 감사하다"고 인사를 했다.
그는 매년 회사 수익의 10%를 기부하고 있다고 했다. 기부 중 70%는 책으로 전국의 300여개 보육원과 장애아동, 다문화가정 등에 나눠준다. 류 대표는 "빵을 주는 것은 당장의 배고픔을 달래는 것밖에 안 되지만, 책은 배고픔을 잊을 수 있는 즐거움과 함께 꿈을 꾸게 하고 희망을 갖도록 하기 때문에 빵 몇 배의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개천에서 용난다'고 했지만 요즘은 사회가 양극화되면서 가난한 집의 아이들이 사회적으로 성공할 확률은 더욱 줄어들었다"며 "이런 차이를 메워줄 수 있는 방법은 '책 읽기'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나눔을 실천한 공로를 인정받아 류 대표는 지난 3월 정부로부터 국민포장을 받기도 했다. 소외된 계층의 아이들에게 도서를 기중함으로써 꿈과 희망을 주었고, 국제문화친선협회 이사를 맡아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것은 물론이고 지식콘텐츠 해외 수출을 통해 녹색산업 육성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내 아이에게 읽어주고 싶은 책 만들기
류 대표가 처음 출판사업에 뛰어든 것은 딸 아이의 교육 때문이었다. 류 대표는 그림책의 기획자이자 제작자이기도 하지만 직접 글을 쓰는 작가이기도 하다. 그는 "올해 초등학교 3학년 생인 딸아이가 있다"며 "아이에게 영어 스토리북을 자주 읽어주다보니 그것이 자연스럽게 일로 연결돼 직접 번역을 하고, 동화책을 쓰게 된 것"이라고 했다.
그가 펴내는 책에는 '철학'이 담겨있다. 가장 처음 만들었던 전집이 '칸트 키즈 철학동화'. 철학을 전공한 류 대표가 전집의 절반 이상을 직접 집필한 책으로 지금까지도 출판사를 이끌어가는 대표 스테디셀러다. 그는 '반전동화'를 자랑했다. 수십년에서 백여년 전에 쓰여진 동화들은 지금의 감성과는 맞지 않는 부분들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만든 책이다. 예존의 동화책에서는 '개미와 베짱이'를 통해 베짱이의 게으름을 경계하고 개미의 부지런함을 배운다고 가르쳤지만, 그가 만든 책에서는 베짱이의 '음악적 재능'을 통해 개미가 일하는 즐거움을 배가 시키고, 개미는 일의 능률을 더욱 높여 베짱이와 나눔으로써 서로가 상생하는 세상을 만든다는 식이다.
류 대표는 "조만간 한국대표작가대표동화 전집을 펴낼 예정"이라고 했다. 세계명작동화 전집은 가정마다 없는 집이 없을 정도로 인기를 끌지만 정작 우리나라 작가들의 책을 눈여겨보는 독자도 없고, 이를 집대성한 출판사도 없었다는 것. 그는 "한국인들은 스토리를 좋아하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며 "전설이나 민담 등 전국 곳곳에 숨어있는 이야기들을 보면 충분히 우리나라는 스토리텔링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를 집대성하고 앞으로 해외 수출까지 하고 싶은 꿈이 있다"고 밝혔다.
◆변화의 시대, 해법은 책읽기
류 대표는 "현대 사회의 빠른 변화 속도에 적응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책읽기"라며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예전에는 가정교육을 통해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갖가지를 배웠지만, 요즘은 핵가족화가 된데다 점점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책을 통해 배우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
책은 최근 대학입학 전형의 새로운 방법으로 대두되고 있는 입학사정관제의 관문을 뚫는데도 좋은 기초가 된다고 했다. 그는 "입학사정관제라는 것은 봉사활동을 하고, 다양한 경험을 쌓는 등 학생 스스로의 인생 스토리를 만들라는 것"이라며 "이런 스토리 생성 능력은 바로 독서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세상의 엄마·아빠에게 이런 당부를 했다. "책을 고를 때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야 합니다. 엄마가 읽히고 싶은 책을 강요하지 말고, 아이가 갖는 관심을 다방면으로 확장시켜주는 것이 엄마가 할 역할입니다."
류 대표의 꿈은 참 소박했다. 우리나라 많은 어려운 아이들에게 책을 통해 희망을 심어주고, 나아가 해외에까지 그런 '희망'을 전달하고 싶은 것이 그의 앞으로 목표이지만 정말 듣고 싶은 말은 바로 이런거란다.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제발 공부 좀 그만하고 책 좀 읽어!"라고 소리칠 수 있는 것. 류 대표는 "공부 잘 하는 아이 중 책을 많이 읽지 않은 아이가 없고, 책을 읽은 뇌는 상상력과 창의력 이 풍부한 감성을 지니게 된다"고 책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en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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