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칼럼] 위암과 궤양의 주범 헬리코박터균

입력 2010-04-08 10:31:46

만성피로'두드러기'편두통'저신장'불임 등 유발

헬리코박터균은 고대 이집트 미라에서 검출될 정도로 오래 전부터 위 내에 존재하는 균이었다. 하지만 소화를 위해 분비되는 강산(强酸)에 의해 위 내에는 세균이 존재하지 못할 것으로 오랫동안 생각돼 왔다. 이를 깬 것이 1983년 호주의 위렌(Warren)과 마샬(Marshall) 박사의 연구다. 마샬 박사는 스스로 헬리코박터균을 경구로 섭취한 후 위점막병변과 감염된 균을 확인함으로써 헬리코박터균이 경구에 의해 감염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헬리코박터균은 위점막병변, 위'십이지장 궤양, 위암 등 심각한 병변을 일으킬수 있다. 최근 미국에서 발간된 학술지 '헬리코박터'에는 혈액 질환, 동맥경화증 등의 발병과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질병통제센터(CDC)는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면 만성피로, 두드러기, 편두통, 저신장, 불임, 식품 알레르기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증가한다. 일본의 경우 20세까지는 감염률이 20% 이하로 낮게 형성되지만 50세 이상에서는 80% 이상의 감염률을 보인다. 우리나라는 40세 이상에서 80% 이상이 감염돼 있다는 보고도 있다. 반면 헬리코박터균은 대부분 소아기에 감염되며 성인에서는 새로운 감염이 확률상 높지 않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일본 가와사키의과대학 이노우에 교수는 20세에 헬리코박터균 검사를 해 양성일 경우 치료하는 것이 득이 된다며 치료를 권고한다. 한편에서는 항생제 투여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 내성으로 인한 문제, 재감염 우려 등을 고려할 때 치료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검사에는 크게 3가지 방법이 있다. 혈액 검사를 통해 항체를 보는 방법이 있는데 치료 여부 판단에는 적합하지 않다. 호흡검사(Urea breath test)는 가격이 비싸고 대중화돼 있지 않다. 가장 일반적인 검사는 위내시경을 통해 위점막조직에 균이 있는지 알아보는 CLOtest로, 간단하고 경제적이기 때문에 많이 이용된다.

치료로는 항생제를 1, 2주 복용한다. 제균요법 성공률은 80% 정도이며 약 투여시 설사, 오심, 쓴맛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발견되는 헬리코박터균은 항생제에 내성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적절한 항생제 배합을 통한 치료가 필요하다.

아직 헬리코박터균이 일으키는 질병과 치료 대상에 대해 논란이 있고 연구도 계속되고 있다. 우선은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고 특히 소아 때 감염되지 않도록 부모가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하며, 정기적인 위내시경을 통해 위병변을 조기에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준원((재)한국의학연구소 대구센터 원장)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