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와 얼차려, 이젠 옛말'
대학가 신입생 환영회와 MT 문화가 바뀌고 있다.
전통을 빌미로 한 선배들의 술자리 강요와 얼차려 등 강압적인 '신고식'이 사라진 대신 봉사 활동이나 현장 견학을 하며 자연스레 선후배가 어울리는 '환영회 풍토'가 자리 잡고 있다.
계명대 미술대학 사진영상디자인과 재학생 68명(지도교수 이원호)은 지난달 27일 성서지역내 복지관 아이들 50여명을 초청해 '함께하는 명랑운동회'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MT(1박 2일)를 봉사활동으로 대신하자는 학생들의 자발적인 제안으로 준비됐다. 학생들은 MT 때 소요되는 비용 100만원을 절약해 행사 진행비를 마련했으며 사용하고 남은 50여만원은 복지관에 전달했다.
또 운동회 장면을 사진에 담아 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며 복지관에서 간행되는 홍보물 사진, 영상제작을 무료로 지원해 주고 미술치료 등 지속적인 봉사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사진영상디자인과 정택진 학회장은 "선후배 간의 유대감을 높일 수 있었고 아이들이 즐겁게 노는 모습을 보면서 상당한 보람을 느꼈다"며 "앞으로 학과 MT를 대신해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대구한의대 중등특수교육과 학생들도 지난달 19일 열린 신입생 환영회를 학교 옆에 위치한 장애아동시설인 성락원에서 열었다.
박선희 학과장은 "학과의 특색을 살린 신입생 환영회를 열자는 취지에서 봉사활동을 계획하게 됐다"며 "앞으로 1학년 학생들은 매주 금요일 성락원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산1대학 재활복지과 학생들도 봉사활동과 문화유적 답사를 겸한 MT를 가졌다.
지난달 31일 아동복지시설인 경주성애원에서 자원봉사를 한 뒤 '보육교사의 역할' 등에 대한 특강 시간을 가졌고 다음날에는 경주시 일대의 문화유적을 답사했다.
박진화 학회장은 "교수님들의 권유와 학생들의 동의로 새로운 MT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학생들의 호응도가 높아 향후 MT 행사도 봉사 활동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일대는 몇년 전부터 신입생 환영회를 '입방식'으로 대신하고, MT도 견학·봉사 프로그램으로 진행하고 있다. 전통 고사 방식으로 진행되는 '입방식'은 신입생과 교수, 학생 등이 함께 참가하며 고사가 끝나면 고기와 떡, 막걸리 등을 나누게 된다. 또 MT는 견학과 봉사 활동으로 채워진다.
패션스타일리스트학과는 31일부터 2박3일간 서울무역센터 패션쇼를 견학하며 경영학과는 청도 와인터널을 방문한 뒤 중소기업 CEO 초청 특강을 실시한다. 국제통상학과는 울산 현대중공업·현대자동차를 방문하며 전기공학과는 영덕풍력발전소 견학, 로봇응용학과는 대우조선 현장 학습 등으로 MT를 대신하게 된다.
대학 관계자들은 "자원봉사나 현장견학 등은 신입생이나 재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고 행사 후 선후배 간 유대감도 더욱 높일 수 있다"며 "음주로 대변되던 환영회나 MT가 점차 캠퍼스에서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협 기자 ljh2000@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이철우 "안보·입법·행정 모두 경험한 유일 후보…감동 서사로 기적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