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 복현2동 금호강변, 2년전부터 재개발 손길
31일 오후 대구 북구 복현2동 금호강변 은행나무 숲. 예전 숲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2년 전부터 20~30년생 은행나무 230그루가 야금야금 잘려나간 데 이어 지금은 지름 10cm 안팎의 잔목 50여 그루만 남아 있었다.
4천500㎡(약 1천500평)에 600여 그루나 됐던 은행나무 군락지가 한순간에 사라졌다. 군락지 곳곳엔 나이테를 훤히 드러낸 채 싹둑 잘려나간 나무가 부지기수였다.
동행한 영남자연생태보존회 정제영 총무는 "아직 물기를 머금고 있는 나무들은 베어진 지 얼마 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강변 은행나무 군락지가 완전히 사라졌다.
지역 환경단체들은 "행정기관의 무성의한 대처" 때문이라며 "은행나무 숲이 파괴되고 있다는 민원과 환경단체의 요구에도 진상 조사와 단속을 게을리했기 때문"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은행나무 숲은 주변 아파트 개발이 진행되던 2년 전부터 조금씩 베어졌다. 나무가 없었다면 땅 매매와 개발이 좀 더 쉬워지기 때문이다.
환경단체들은 "누군가 개발 목적으로 나무를 벤 것 아니겠냐"고 했고 1년 전 이 부지를 사들인 지주는 "땅을 매입할 때부터 나무가 몇 그루 없었다"고 했다.
환경단체들은 불법 벌목을 통해 도심 녹지축이 사려졌는데도 관리 기관이 손놓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영남자연생태보존회 류승원 회장은 "한번 파괴되면 되살리지 못하는 것이 도심 녹지축인데 복현 2동의 유일한 녹지였던 은행나무 숲이 허무하게 사라져 버려 너무 안타깝다"며 "이는 대구시의 금호강 녹지성장 계획과도 배치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주민들 역시 은행나무숲이 사라진 데 대해 아쉬움을 금치 못했다. 주민들은 "은행나무 숲은 학창시절 학교를 오가며 더위를 식혔던 추억의 장소였다"며 씁쓸해 했다.
이에 대해 북구청은 "주변 아파트 공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불법 벌목 여부에 대해 광범위하게 조사를 진행했고 단속도 꾸준히 해 왔다. 하지만 개인이 조금씩 잘라내는 벌목 행위를 일일이 단속하기는 불가능했다"고 해명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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