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인도차이나에 새마을운동 전수하자

입력 2010-04-01 07:52:07

인도차이나는 중국 남쪽과 인도 동쪽에 위치한 대륙을 총칭하는 지역명이다. 이 위치에 있는 국가로 미얀마,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등이 있다. 이들 국가의 총 면적은 193만9천900㎢로 미국이나 중국의 약 5분의 1에 해당되며, 우리나라 남북한의 8.8배에 이른다. 인구는 대략 2억2천여만명에 이르니 작지 않은 지역이다.

인도차이나 국가는 언어나 종족은 다르지만 ①열대 몬순 기후에 속하며, ②종교가 불교이고, ③농업을 기반으로, ④쌀을 주식으로 하는 공통점을 갖고 있으며, 미얀마, 태국 및 베트남 등은 쌀을 세계시장에 수출하는 국가이다. 열대와 온대란 기후 조건을 제외하면 쌀을 주식으로 하는 문화나, 농업국이며 종교가 불교인 점 등은 우리나라와도 유사한 면이 있다. 인도차이나 반도는 우리에게 매우 친근한 이웃이며 식량안보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우리와 상생 발전할 수 있는 자원 부국들이다. 특히 라오스는 세계 10대 생물 다양성 보유국이며 쌀 품종만 해도 야생종과 잡종을 포함하여 3천종에 이른다고 한다.

지난 연말부터 올 2월까지 2개월여 동안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영농지원 전문가로 라오스에 체류하게 되어 인도차이나 국가들을 가까이서 접하게 되었다. 1인당 GDP로 보면 나라에 따라서 우리나라의 1970년대 또는 80년대에 해당된다. 인도차이나 국가들을 발전시키고 소득을 증대시키는 데는 미국이나 유럽의 기계화된 영농 기술이나 경험보다는 이들 국가와 유사한 소농의 농업구조에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나라의 영농 경험과 기술이 매우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라오스의 쌀 생산량은 단위면적당 2, 3t에 불과해 우리나라의 평균 5t에 비하면 생산증대 여지가 크다. 이번 라오스 체류기간 동안에 비료를 처리하지 않거나 소량 처리하는 것이 생산량 저하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임을 알게 되었고, 비료를 적정량 처리하면 생산을 50% 증수시킬 수 있음을 농민 교육을 통해 주지시켰다. 따라서 농민들은 적정량의 비료를 처리하면 비료 구입에 사용될 생산비를 제하고도 수익이 크게 증가될 것임을 알게 되었지만 초기에 투자할 비용이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도움을 받기만 하던 우리나라가 도움을 주는 나라가 된 데에는 1970년대에 시작된 새마을운동이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경상북도는 한국 새마을운동의 발상지다. 앞으로도 새마을운동의 끊임없는 발전을 위하여 새로운 정책을 개발하는 싱크탱크 역할을 경상북도가 감당하여야 할 것이다. 경북대학교를 위시한 지역 대학들도 갖고 있는 다양한 기술을 후진국 개발에 전수하는 것이 지역 대학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이번 라오스 체류를 통해서 1991년부터 2009년까지 라오스 공무원 947명이 KOICA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하였고, 2009년 한 해 동안 41개 과정에 92명의 라오스 공무원이 '경제 및 농촌개발' '보건의료' '교육' '거버넌스' 등의 훈련과정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 병원, 학교, 댐, 도로 등을 건설해주었거나 현재에도 이런 사업들이 진행 중에 있다고 했다. 또 금년에도 농민의 소득 증대 사업을 포함하여 5, 6개의 신규 사업이 계획되어 있다고 하니 정말 놀라운 일이다.

경상북도는 정책적으로, 지역 대학은 기술력을 갖고 KOICA와 공동으로 인도차이나 지역을 위해 제공되는 KOICA 교육 훈련사업의 일부를 공동추진했으면 한다. 보다 효율적으로 공동 추진하기 위해 가칭 새마을훈련기관(원)을 지리적으로 인도차이나 반도의 중심이 되는 라오스에 설치하면 어떨까 하는 제안을 하는 바이다. 새마을운동 정신의 토대 위에 기술 교육을 실시하면 이 지역 농촌 발전에 크게 기여하리라 생각되며, 지난 세기에 우리가 경험한 경제발전의 노하우를 이 지역 개발에 효과적으로 전수할 수 있으리라 믿어진다. 이렇게 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국가 위상을 제고하는 것은 물론 인도차이나 국가들과 우리나라와의 상생발전에 크게 기여하리라 생각된다.

김길웅 경북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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