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금금리 일제히 하락세…이달초 3.65∼3.28%

입력 2010-03-23 09:56:25

시장금리가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잇달아 내리고 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금리는 제로(0) 수준이다. 그러나 은행들은 대출금리를 내리는 데는 소극적이어서 서민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구은행은 23일 현재 1년 정기예금 금리를 3.65%로 낮췄다. 이달 초인 지난 4일 4.30%에 비해서는 0.95%포인트나 내린 수준이다. 대구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올해 초 4.80%에서 매달 0.1~0.2%p씩 꾸준히 내렸다.

저축성 예금 금리는 지난해 9월까지 4, 5%를 유지했지만 10월 3.92%로 떨어진 이후 3%대에 머물고 있다. 국민은행의 국민슈퍼정기예금 1년제 금리는 지난해 말 최고 4.55%에서 22일 현재 3.40%로 1.15%p 내려갔다. 신한은행의 1년 만기 민트정기예금의 금리도 지난해 말 4.6%(영업점장 전결금리 기준)에서 지난 2월 말 4.0%, 22일 3.28%로 낮아졌다. 지난달 말보다 0.78%p 급락했고, 지난 주말에 비해서는 0.02%p 내려간 수준이다. 우리은행도 22일부터 키위정기예금(1년 만기) 금리를 3.7%로 종전보다 0.2%p 내렸다. 하나은행의 1년 만기 하나369정기예금의 금리는 올해 초 4.7%에서 17일 3.65% 수준으로 3개월도 안돼 1.05%p 떨어졌다. 이에 따라 순수 저축성 예금금리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뺀 실질금리는 제로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실질금리는 0.81%p로 2008년 9월 0.55%p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자소득세(주민세 포함 세율 15.4%)를 제외하면 사실상 이자 수입이 없는 셈이다.

은행 예금 금리가 낮아지는 이유는 최근 국고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그 여파가 회사채 등 다른 채권금리와 은행 예금 금리의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시장지표금리인 국고채 3년물 금리는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 11일 마지노선이던 4%가 무너졌으며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대출금리의 하락폭은 미미한 수준이다. 대구은행의 경우 대출금리는 지난 1월 말 4.89~6.67%에서 지난달 말 현재 4.77~6.67%로 하락폭이 미미했다. 시중은행들도 변동금리형 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양도성 예금증서(CD) 연동형 대출금리도 지난달 말에 비해 0.06%p만 내렸다. 농협의 CD 연동 주택담보 대출금리는 2월 말 4.66~6.01%에서 22일 현재 4.60~5.95%로 소폭 내려갔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달 말 이후 예금금리 하락폭과 비교할 때 대출금리 하락폭은 미미하다"며 "은행의 수익성은 크게 개선되겠지만 이자 생활자들은 이자 수입은 줄어들고 대출금리 부담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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